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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영 칼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비극

시대일보 | 기사입력 2023/10/19 [13:21]

[이한영 칼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비극

시대일보 | 입력 : 2023/10/19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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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한영 칼럼니스트.    

[시대일보]최근 중동의 정세가 위험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오랜 시간 갈등이 있었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전쟁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2023년 10월 7일 가자지구에서 권력을 갖고 있는 하마스가 공격과 테러를 자행했고, 이에 격분한 이스라엘은 하마스를 공격했다. 이 사건으로 인해 수천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고 전 세계는 충격에 휩싸였다. 희생된 사람들은 군인이나 무장단체뿐만이 아니었다. 아이들이 포함된 민간인의 희생이 많았기에 안타까움은 더 컸다. 세계 여러 국가에서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사람들과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사람들 간의 충돌도 일어나고 있다. 평범한 시민들이 서로를 향해 비난하는 이런 비극의 원인은 무엇일까?

 

복잡한 문제들이 엮여 있지만, 그중에 가자지구와 서안지구로  팔레스타인에 대한 이스라엘의 차별과 학대가 이스라엘을 향한 팔레스타인의 테러를 야기 시킨 요인도 있다. 여기서 팔레스타인을 하마스와 동일시하지 말아야 한다. 팔레스타인은 가자지구와 서안지구로 나뉘어 있고 서안지구는 파타(Fatah)가 집권하고 있고 가자지구를 하마스(Hamas)가  있고, 가자지구 사람들이 하마스를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중동의 갈등을  1차~4차 중동전쟁과 이스라엘 건국으로 이어진다.  유럽에서 살고 있던 유대인들이 팔레스타인 지역으로 이주해 오고,  오랫동안 살아오던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삶의 터전을 빼앗기고, 이스라엘이 건국을 선포했다. 유럽에서 핍박받고 나치에 의한 인종청소의  유대인들이 반대로 이곳을 점령하게 된 사건에는 영국이 큰 역할을 했다.

 

영국은 1차 세계대전 당시 오스만제국에 맞서 싸우면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독립 국가를 만들어 주겠다는 약속을 했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자신들의 독립 국가가 생기는 희망을 품고 오스만제국의 멸망을 돕는다. 그런데 1917년 영국은 팔레스타인 지역의 유대인 국가 건설을 약속한다는 ‘벨푸어 선언’를 한다.  같은 지역에 대해 이중계약서를 작성한 셈이다. 결국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시온주의’를 내세운 유대인들이 영국의 힘을 이용하여 팔레스타인 지역으로 대 이주를 시작한다. 당연한 결과로 팔레스타인 사람들과 유대인 간의 무력 충돌이 발생한다. 일련의 사건에서 영국은 슬며시 발을 빼고, 중재에 나선 UN은 팔레스타인 지역을 나눠 이스라엘 건국을 도왔다.

 

자국의 이익을 위해 다른 나라나 민족을 이용하는 것은 과거뿐 아니라 현재도 만연해 있다. 그로 인해 세대를 거듭해 가며 오랫동안 고통 받게 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역사적 비극이다. 영국은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식민지였던 인도가 독립하게 되면서, 인도의 힘이 세지는 것을 염려해서 파키스탄과 현재의 방글라데시 등 3개의 나라로 인도를 분할 했다. 파키스탄과 인도는 모두 핵무기를 보유한 상태로 민감한 갈등의 구도를 유지하고 있다. 부족의 특성을 무시하고 자로 그어 국경선을 만들었던 아프리카도 분쟁의 불씨를 갖고 있다. 과거의 고통은 현재로 이어지고 아이들의 미래까지 비극은 계속 이어질 것이다. 영화 ‘스파이더맨’에는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는 유명한 대사가 나온다. 산업혁명으로 예전보다 더 큰 힘을 갖게 된 영국은 그 힘의 세계를 향해 누렸지만, 그 힘에 따른 큰 책임은 회피하고 있다.

 

팔레스타인의 비극이 어디까지 진행될지 알 순 없지만, 그 책임에서 가벼울 수 없는 영국은 다른 나라 속에 섞여 관망하고 있다. 종교나 국제정치를 떠나 부디 무고한 사람들의 희생이 더 발생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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