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문화의 개념 (상중하 연재중 下)

이 봉 우 교수(서울디지털대학교 소방방재학부 학과장)

시대일보 | 기사입력 2021/11/25 [18:06]

안전문화의 개념 (상중하 연재중 下)

이 봉 우 교수(서울디지털대학교 소방방재학부 학과장)

시대일보 | 입력 : 2021/11/25 [18:06]

 

▲ 이봉우 교수

◈안전한 행동

 
최근 산업재해 발생 시 기업 처벌을 대폭 강화하는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국회를 통과(2021.01.08)하였다. 이의 시행령 초안 내용 마련으로 노동계와 경영계가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 중에도 평택항 안전사고와 H제철의 노동자 끼임 사망사고 등 재래적인 안전사고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이 두 사건은 서로 관련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공통분모가 있다. 원청업체에서는 이번 사고는 불가피한 유감스러운 사고이었고, 차후 관리를 더욱 철저히 하겠다는 경영진 다짐을 발표하고, 하청업체는 예산과 전문인력 부족이라는 어쩔 수 없는 경제적 현실임을 주장한다는 점이다. 그런데 이러한 주장은 사실상 안전사고에 따른 사회적 문제가 제기될 때마다 등장하는 모범답안이다.

 
정말로 이번에 발생한 사고가 예방이 불가피했으며, ‘신의 행동(Act of God)’으로만 설명되는 사고일까? 해당 업체들은 정부 지침과 사회적 분위기에 따라서 안전보건경영체계와 관련 프로그램을 도입하였고 계약 사항에서 이미 숙지하였지만 사고가 발생했다고 항변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고가 발생한 것은 명백하다. 5G 통신으로 작업자의 행동을 원거리에서도 파악할 수 있는 통신기술의 시대이고, 계약 당시 안전관리비를 요구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되어 있는 시대다. 원청과 하청 양측의 주장은 그 타당성을 인정받기 힘들다. 그저 관례에 따른 관리방식의 폐단이며 개선을 향한 과도기적 사고라고 시인하는 것이 낫다. 안전을 기업의 진정한 추구 가치로 보는 조직문화였다면 예방이 가능한 사고였을 것이다.

 

 DuPont Bradley Model Curve




그러면 최근의 사고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가? 여러 인과 요인(causal factors)이 지적될 수 있겠지만 안전문화와 안전행동을 경영층이 작업 이전과 작업과정 중에 작업자에게 숙지시키지 않은 것도 한 요인이 될 수 있다. 경영층은 작업자가 실패한 작업에서 도출된 정보 내용을 바탕으로 마련된 표준작업지침서에 따라서 사고가 일어나지 않는 행동을 작업자가 알아서 잘 수행할 것으로 기대만 한 결과이다. 현재 작업환경은 표준작업지침서에 규정된 내용만으로 운영되는 것은 아니다.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 수시로 발생되어 작업지침서에 담을 수 없는 작업환경과 상황이 항상 존재하기도 한다. 경영층은 이러한 작업환경과 상황에서 작업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도록 새로운 정보와 지침을 제공해 주어야 한다.

 
안전문화는 "구성원들이 일하는 방식"으로 정의되는 하위 조직문화이다. 또한 이는 작업자의 안전 관련 작업방식, 태도,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요소와 시스템과 결합되고, 조직의 무형자산 가치와도 결합된다. 최근에는 경영패러다임인 ESG 경영과 연계되어 조직의 재무적 가치와도 밀접하게 연관된다.

 
모든 구성원이 작업안전지침에 따르는 것은 기본이고 자발적으로 안전문화 기반의 안전행동 문화를 구축한 조직에게는 문제는 없으나, 인증획득과 이벤트 위주의 안전문화 조직은 소셜 미디어를 통하여 마녀사냥의 대상이 된다. 따라서 안전관리를 경쟁 목표나 기타 경영 고려사항에 대한 최우선순위나 가치로 받아들이고, 가치실현을 위해 리더, 개별 작업자, 협력업체가 공동 노력하면서 작업자의 웰빙을 보장하는 안전문화 수준을 향상하고 있는 조직이 늘고 있다.

 
강력한 ‘안전문화와 안전행동’ 패러다임에서는 구성원에게 작업환경 변이에 따른 안전보건 정보제공과 작업자의 안전인지(recognition) 역량이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조직 리더십과 경영진은 작업환경은 표준작업지침서 내용에서 벗어날 수 있음을 작업자가 인지하도록 하고 이에 따른 대처 정보를 실시간 제공해 주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안전보건경영시스템 인증과 이벤트 위주의 안전문화프로그램 전개만으로 모든 것이 정착되었다고 안주하는 것은 효과적이지 못하다. IoT 시대에 맞게 웨러어블(wearable) 안전장비를 통하여 상황변화 데이터에 따른 예측 안전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안전행동이 작업자 스스로의 역량이 되도록 교육과 보상을 제공하는 안전관리의 방향과 강점을 설정해야 한다. 아울러 리더십과 경영진 스스로도 안전정보제공에 대한 공동 책임을 받아들이면서 책임을 지는 모범을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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