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일보]“국민의 힘을 버려야 건강한 보수 정당이 만들어진다”
이 폭탄선언은 지난 30일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민주당 대구시장으로 출마하면서 한 말이다. 당 내분과 공천 잡음에 시달리는 국민의 힘에게는 아픔이다. 김 전 총리는 ‘국민의 힘 지도자들이 대구를 잊어버리고 있다가 입장 곤란한 일만 생기면 서문시장을 찾는다’라며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위기론과 감성에 호소하는 방식으로는 정치 발전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그는 대구 시민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었다. 긴 세월 침체되어 있는 대구 경제, 특히 젊은이들의 취업 실태를 들추어낸 것이다. 가령 2024년도 4년제 대학 취업률만 해도 대구가 58.3%로 전국 평균 66.5%에 비해 8%나 뒤떨어졌다. 전국 최하위인 것.
이런 현실을 지적한 김 전 총리는 ‘대구의 경제 발전’에 여당 시장으로 ‘올인’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김 전 총리가 ‘대구 경제’를 선거 이슈로 들고나오면서 대구의 표심도 크게 흔들리고 있는 것으로 보도된다. 2018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후에 치러진 지방선거에서도 국민의 힘 전신인 자유한국당 후보가 당선될 만큼 대구는 보수의 텃밭으로 흔들림이 없었다. 그런데 지금 대구 유권자들의 표심이 크게 흔들리고 있는 것은 무슨 뜻일까. 심지어 ‘국민의 힘을 버려야 한다’라는 소리까지 공공연히 나오고 있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무엇보다 국민의 힘 지휘부의 리더심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국민의 힘 107명 국회의원들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결의했는데 실제로 장동혁 대표는 확실하게 선을 긋지 않고 있는 것이다. 과연 국민의 힘은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한 것인가, 아니면 어중간하게 이쪽도 아니고 저쪽도 아닌 상태를 보이고 있는 것인가.
이와 같은 ‘중간지대’는, 다행히 선거에서 이기면 그 공로를 자기 것으로 돌리고, 선거에 패배하면 상대방에게 떠넘기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선거에 져도 당권을 계속 차지한다면 차기 국회의원 선거에서 공천권을 행사하는 것이다.
사실 당 대표는 당내에서 갖는 권한에 못지않게 대외적으로 갖는 영향력 역시 막대하다. 노동조합에 쓰러져 가는 영국 보수당을 일으킨 것은 대처라는 당수였듯이, 당을 일으키기도 하고 무너지게 하기도 한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가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누구나 99만 원이면 출마할 수 있다는 발표를 하여 젊은이들에게 큰 관심을 일으키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공천 절차도 100% 온라인화하겠다는 공언도 덧붙였다. 이는 ‘99만 원 출마’ 같은 당세 확장에 도움이 될 정책을 개발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여주는 사례로 지적되고 있다.
사실 시·군·구 의원에 출마하는 데도 수백만 원, 수천만 원 선거비용을 지불하는 것이 현실이다. 또 개인이 쓰는 선거비용 말고도 최근 발생했던 서울시의원 공천헌금 사건에서 보듯 공천헌금까지 따라붙는다면 뜻이 있어도 출마를 못 하는 젊은이들이 얼마나 많을 것인가.
그런데 개혁신당은 기탁금 안 받겠다고 했고 공천 심사비도 안 받겠다고 했다. 홍보물 제작도 당에서 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이런 것 빼고 저런 것 빼면 99만 원으로도 선거를 치를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현실적으로는 문제가 있을 수 있겠지만, 지금 당장은 돈 때문에 출마의 뜻을 접고 있던 청년들이 문을 두드리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당 대표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보수의 텃밭 대구’에 좋은 교훈이 될 것이다.
<저작권자 ⓒ 시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변평섭의 세상 이야기 관련기사목록
|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