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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평섭의 세상 이야기] ‘심복’에서 의회무용론‘까지… 지방자치의 위기

시대일보 | 기사입력 2026/02/02 [14:49]

[변평섭의 세상 이야기] ‘심복’에서 의회무용론‘까지… 지방자치의 위기

시대일보 | 입력 : 2026/02/02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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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평섭 논설고문. 前 세종시 정무부시장.    

[시대일보]전 민주당 원내대표 김병기 의원과 그의 지역구 구의회 의원들과의 주종관계는 우리 지방자치가 얼마나 병들고 있는가를 보여준다.

 

경찰은 지난 20일 동작구 의회 부의장 이 모 씨를 불러 조사를 했다. 그는 김 의원 부부의 시시콜콜한 개인 심부름까지 전담하는 소위 ‘심복’이라는 소리를 듣는다는 보도도 있다.

 

어떻게 그런 것이 가능할까? 거기에는 ‘공천헌금’이라는 괴물이 자리 잡고 있다. 이 모 구의회 부의장은 2020년 21대 국회의원 선거 때 같은 동작구 의원 A 씨와 B 씨로부터 3,000만 원을 받아 선거자금 명목으로 김 의원 부인에게 전달했다는 것이다. 김 의원 부인은 얼마 후 그 돈을 돌려주었다. 이 같은 사실은 돈을 줬다는 A 씨와 B 씨가 탄원서를 제출함으로써 드러났다.

 

이 부의장은 돈 심부름뿐 아니라 김 의원 차남의 대학 편입학을 위해 대학을 찾아가기도 하고 2024년 7월부터 1년 넘게 자신의 의회 부의장 업무용 법인 카드를 김 의원 부인이 사용하게 한 의혹도 받고 있다.

 

이런 일은 드러나지 않아서 그렇지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A시 의회 C 의장은 새마을금고 직원이었다. 그런 C 의장은 새마을금고 이사장의 눈에 들어 이사장이 국회에 진출하자 지역구 사무국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때부터 그는 국회의원이 된 이사장의 지역 민원 업무를 전담하는 ‘심복’이 되었다.

 

출판기념회를 하면 초청장을 보내고 책값을 핑계로 한 자금 만드는 일에서부터 의원의 부친상 때는 모든 허드렛일까지 다 했다.

 

마침내 그는 지방의원 선거에 공천을 받아 출마하여 당선되었다. 물론 그가 모시던 의원이 공천을 준 것이고 다음 지방선거에서도 당선되어 지방의회 의장으로까지 올라갔다.

 

지방의회 의장이 되었어도 자기를 키워준 의원에 대한 충성심에는 새마을금고 직원 때나 마찬가지였다. 심지어 지방에서 벌어지는 각종 행사가 있으면 의원의 축사 순서, 자리 배치까지 챙겼다.

 

‘의장’이 아니라 개인의 ‘집사’ 같은 것이었다. 지방자치를 위해 국민 세금으로 유지되는 의장과는 먼 거리다.

 

오는 6월 있을 지방선거를 앞두고 우리는 밝은 선거 풍토를 기대할 수 있을까? 지방화 시대는 얼마나 발전할 수 있을까?

 

안타깝게도 지금과 같은 공천 제도가 바뀌지 않고는 허구에 불과할 것이라는 우려를 지울 수 없다.

 

‘공천 뇌물’이라는 비판을 받는 공천헌금이 가장 큰 장애물이고, 지역구 위원장(국회의원)의 ‘심복’ 역할을 해야 쉽게 지방의회에 진출하는 현재의 관행이 그다음 문제다.

 

이런 이유로 ‘공천 개혁’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지방정치는 퇴보할 수밖에 없고 지방의원은 주민에 충성하기보다 공천권 행사를 하는 국회의원 또는 지구당 의원장에게 충성할 수밖에 없다.

 

물론 권력 분산, 정당정치의 구현이라는 당초의 이상과는 달리 의회와 단체장이 같은 당으로 압도적인 구도가 될 경우, 의회는 견제, 감시 기능을 상실하고, 단체장은 독주를 할 것이라는 부정적인 비판도 있다. 또 하나의 토착 세력이 형성되는 것.

 

반대로 단체장과 의회 다수당의 당이 다를 경우는 대립과 갈등으로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는 폐단도 지적되고 있다. 그래서 극단적으로 지방의회 무용론(無用論)을 주장하는 사람도 있으며, 안 되면 기초의회만이라도 중단하자는 주장도 있다. 오죽하면 이런 비판이 나오는지 깊이 생각해야 한다.

 

‘풀뿌리 민주주의’가 건강해야 나라의 정치도 건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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