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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 반도체와 전력, 누가 책임지는가?

신안 태양광은 왜 용인 반도체를 밝히지 못하는가.?

김명회 기자 | 기사입력 2026/01/04 [15:13]

[논설] 반도체와 전력, 누가 책임지는가?

신안 태양광은 왜 용인 반도체를 밝히지 못하는가.?

김명회 기자 | 입력 : 2026/01/04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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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사회부 김명회국장    

[시대일보=김명회 기자]대한민국이 반도체 강국을 자임하려면 반드시 답해야 할 질문이 있다.

반도체 공장은 누가, 어떤 전력으로, 언제까지 책임질 것인가.?
이 질문을 피해 온 대가가 지금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전력 불안이다.

 

정부는 용인을 ‘국가 전략 산업의 심장’이라 부르면서도, 그 심장을 움직일 혈관인 전력 문제에서는 책임을 명확히 하지 않았다. 전력은 시장에 맡기고, 송전은 한전에 떠넘기며, 정책은 정권마다 흔들렸다. 그 결과 세계 최대 반도체 클러스터를 추진하면서도 전력 수급은 여전히 “계획 중”이라는 말만 반복되는 기형적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문제의 본질은 발전량이 아니라 책임 구조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최종 전력 수요는 10~15GW로 추산된다. 중형 원전 10기 이상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는 단일 산업단지를 넘어 국가 전력체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수준임에도, 정부는 이를 ‘단계적 대응’이라는 표현으로 축소해 왔다. 송전망은 지연됐고, 주민 갈등은 방치됐으며, 전력 품질에 대한 국가 차원의 책임 선언은 없었다.

 

정권은 바뀌었지만 구조는 그대로다.
전력이 필요하다는 선언은 있었지만, 누가 책임지는지는 끝내 명시되지 않았다.

 

이 지점에서 신안 태양광이 소환된다. 신안은 재생에너지 전환의 상징으로 포장됐다. 주민 참여와 지역 환원, 에너지 민주주의라는 구호는 정치적으로 매력적이었다. 그러나 냉정히 말해 신안 태양광은 반도체 산업의 전력 해법이 될 수 없다.

 

신안 태양광 전체 발전량을 모두 합해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하루 전력 수요조차 감당하기 어렵다. 설령 송전이 가능하다고 가정해도, 태양광의 간헐성은 반도체 공정이 요구하는 전력 품질을 충족할 수 없다. 이는 이념의 문제가 아니라 물리와 공정의 문제다.

 

RE100 역시 마찬가지다.
정부와 기업은 RE100을 말하지만,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서 RE100은 물리적 전력 공급이 아니라 회계적 상계에 가깝다. 재생에너지 인증서를 구매하거나 해외 발전량으로 맞추는 방식이다. 공장은 여전히 원전과 LNG 전력으로 돌아간다.

 

문제는 이 현실을 국민에게 솔직히 설명하지 않았다는 데 있다. RE100을 전면에 내세운 채, 실제 전력 책임은 다음 정권과 다음 세대로 넘겼다. 이는 정책이라기보다 정치에 가깝다.

가장 위험한 것은 무책임한 낙관이다.
운산금광의 실패는 자원을 외국에 넘긴 데 있지 않았다. 통제할 수 없으면서도 통제하고 있다고 믿었던 착각에 있었다.

 

반도체 기업들은 앞다퉈 RE100 참여를 선언하고 있다. 그러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단독 기준에서 RE100을 물리적으로 달성하는 것은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 반도체 공정은 24시간 무중단 가동과 절대적 전력 품질을 전제로 한다. 전압과 주파수의 미세한 변동조차 허용되지 않는다. 간헐적 전원인 태양광과 풍력만으로 이를 감당하겠다는 발상은 기술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분명히 해야 할 점이 있다.


RE100은 환경 전략이지 전력 공급 전략이 아니다. 반도체 클러스터의 전력은 여전히 원전과 LNG 같은 대규모 기저전원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이를 외면한 채 RE100을 산업 전력의 대안처럼 포장하는 것은 정책적 기만이다.

전력은 선언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책임 있는 정부라면 구호가 아니라, 누가 언제까지 어떤 전력으로 반도체를 책임질 것인지부터 명확히 해야 한다. 송전망이 지연되고, 기저전원이 축소되며, 전력 품질 사고가 발생한다면 그 피해는 산업 경쟁력의 붕괴로 직결될 것이다. 그때도 “불가피했다”는 말로 넘어갈 것인가.

 

국가의 100년 대계는 전력에서 도망칠 수 없다.
반도체는 시장의 문제가 아니다. 전력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이는 국가 책임의 문제다.

 

신안 태양광은 지역 정책으로 의미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것으로 용인 반도체를 지탱할 수 있다는 환상은 이제 끝내야 한다. 필요한 것은 상징이 아니라 명확한 전력 책임 선언이다.


누가, 어떤 전력으로, 언제까지 책임질 것인지 국가가 답해야 한다.
그 답을 미루는 순간, 반도체 강국이라는 말은 또 하나의 착시로 남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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