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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평섭의 세상 이야기] 중국은 왜 우리 서해를 넘보나?

시대일보 | 기사입력 2025/05/07 [09:00]

[변평섭의 세상 이야기] 중국은 왜 우리 서해를 넘보나?

시대일보 | 입력 : 2025/05/0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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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평섭 논설고문. 前 세종시 정무부시장.    

[시대일보​]동해의 우리 마지막 영토가 독도라면 서해의 마지막 영토는 격렬비열도(格列飛列島).

 

중국과의 거리가 268km밖에 되지 않고 밤에는 중국에서 개 짖는 소리가 들린다는 소문이 나올 정도로 가깝다.

 

섬은 3개로 되어 있는데 그중 1개가 개인 소유고 2개는 정부 소유로 되어 있다. 섬들의 배치가 마치 기러기들이 줄지어 날아가는 것 같다고 해서 이름을 ‘격렬비열도’라 했는데 물론 모두가 바위로 되어 있는 무인도.

 

그러나 이 섬 주변 바다에서 꽃게, 민어, 우럭 등 고기가 많이 잡혀 중국 어선들의 불법 어업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

 

2016년 10월에는 중국 어선들이 불법 어업을 단속하는 우리 해경 고속단정 두 척을 들이받는 바람에 침몰당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그런데 2018년 중국은 이 섬의 개인 소유에 욕심을 내고 매수 작업을 벌였다. 조그만 바위섬을 무려 16억 원을 주겠다고 소유권자에게 접근했다.

 

중국이 거금을 들여 이 섬을 매입하려고 하는 것은 뻔한 것이었다. 이 수역을 분쟁 지역으로 만들어 자기네 영토로 만들려는 것. 결국 정부와 민간단체의 만류로 섬 매수는 무산되었고 그 후 정부는 ‘외국인토지법’을 만들어 이와 같은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했다. 자칫했으면 큰 사건이 날 뻔했다. 중국은 남중국해에서 석유시추선이나 인공섬 조성으로 필리핀 등 주변국들과 분쟁을 일으켜가며 지금까지 영향력을 확대해오고 있다. 소위 ‘서해 공정’.

 

또한 2014년에는 베트남 배타적경제수역(EEZ)에도 석유 시추 시설을 설치하고 주변 해역에 대한 실효적 지배권을 주장했다.

 

이와 같은 중국의 ‘바다 공정’은 2012년 중국 국가 주석 시진핑이 ‘해양 강국’을 선언하면서 본격화되고 있는데 남중국해에 인공섬 건설을 늘려나갔고 이로부터 남중국해의 80% 이상을 중국 바다라고 억지 주장을 하고 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중국은 동중국해에서도 천연가스 시추 구조물과 부표 등을 설치하여 일본과도 갈등을 빚고 있다.

 

그런 중국이 이번에는 그 ‘억지 무대’를 우리 서해로 옮겨놓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서해 잠정조치수역(PMZ)에 이동식 및 고정식 구조물을 설치하고 있는 것. 물론 중국은 연어 양식에 필요한 어업 시설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바다 바닥에 철조물을 고정하는 데다 그 설치하고 있는 것은 ‘애틀란틱 암스테르담호’라고 하는 석유 탐사선을 개조한 것임이 밝혀졌고, 헬리 이착륙 시설까지 함으로써 우리를 긴장시키고 있다.

 

구조물이 고정적으로 서해 중심에 자리 잡고 있게 되면 한미 군함이 PMZ에 접근하기가 어려워질 수 있는 안보상의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런데도 중국은 이와 같은 시설을 12개 더 설치하겠다고 한다.

 

사실 중국이 문재인 정부 때인 2018년 ‘선란 1호기’라고 하는 직경 70m, 높이 71m의 시설물을 설치할 때 우리 정부는 대책을 서둘러야 했고 문제를 제기했어야 했다. 그런데 우리는 중국이 연어 양식장을 위한 시설이라는 주장을 너무 믿었던 것 같다.

 

우리 김치를 중국이 원조라고 억지를 쓰고 색동 한복까지도 자기네 것이라고 하는 중국인데 우리는 너무 방심했던 것은 아닌가.

 

지난 23일 서울에서 국장급이 만나 제3차 한중 협력 대화를 개최했는데 이 자리에서 우리 정부는 서해에 설치한 구조물에 문제를 제기했지만, 돌아온 대답은 연어를 양식하는 용도의 어망 시설이라는 것이었고 이 문제를 다룰 실무자 분과를 만든다는 것으로 끝냈다.

 

동해에는 일본이 독도를 자기네 영토라고 말썽을 일으키고 서해에서는 중국이 미래의 ‘중국 영토’ 작업을 하고… 왜 우리의 이웃들은 이렇게 ‘층간소음’을 일으키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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