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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일할 생각 없는 청년층 증가는 심각한 사회·경제적 손실

시대일보 | 기사입력 2024/08/21 [09:00]

[사설] 일할 생각 없는 청년층 증가는 심각한 사회·경제적 손실

시대일보 | 입력 : 2024/08/21 [09:00]

[시대일보]통계청이 발표한, 일 하지 않고 일할 의지도 없는 이른바 니트(NEET)족 청년(14~29세)이 지난달 44만3000명에 달했다. 이는 7월 기준 역대 최대치라고 한다. 그런가 하면 ‘그냥 쉰 청년’ 비중도 5.4%로 역대 최고 수준을 갈아치웠다.

 

‘그냥 쉬었다’는 취업자나 실업자가 아닌 비경제활동 인구 중 중대한 질별이나 장애는 없지만, 막연히 쉬고 싶은 상태를 뜻한다고 한다. 일하고 싶어도 임금이나 근로조건 등 눈높이가 맞지 않아 쉬고 있다는 것인데, 더욱 심각한 것은 일할 의사가 없다는 대목이다. 그냥 쉰 청년 중 75.6%(33만5000명)는 ‘일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

 

일할 생각이 없다고 응답한 이들은 원하는 임금 수준이나 근로조건에 맞는 일자리가 없어서(42.9%), 일거리가 없거나(18.7%), 교육·기술 경험이 부족(13.4%)해서라고 답했다. 결국, 눈높이에 맞지 않는 일자리 부족이라는 얘기다.

 

청년 니트족의 증가는 한국 사회가 안고 있는 다양한 문제의 집약체다. 청년층의 학력 수준은 높아지고 있는 데 반해 심화하는 일자리 양극화는 나날이 커지고 있어서다. 대표적인 것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가 주요 원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22년 기준 한국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세전)은 대기업 591만 원, 중소기업은 286만 원이었다. 배 이상 차이가 났다.

 

정부가 일자리 창출 정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악화일로에 있는 청년 고용률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중소·지방 기업들은 일할 사람을 구하기 어렵다고 호소하고 있지만, 젊은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하기 때문에 청년 실업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 노동 시장의 주축이 되어야 할 20·30대 청년층이 ‘그냥 쉬는’ 현상은 이만저만 심각한 게 아니다.

 

청년 니트족의 증가는 사회·경제적 손실로 이어진다. 청년층의 능력과 잠재력이 사장되고, 노동 인력 활용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청년들이 좋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면서 연애와 결혼·출산 등을 포기하고, 이들의 소득 감소에 따른 소비 부진 및 그로 인한 내수 위축까지 경제와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지게 된다.

 

청년의 경제활동 참여를 위해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등으로 갈리는 노동 시장의 이중구조를 고쳐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노동 개혁과 산업구조 재편이 필수다. 단기적으로는 청년층이 실무 능력을 키울 수 있는 효율적 프로그램 등을 제공해야 한다. 청년 고용이야말로 국가 성장의 원동력이다.

 

정부가 지난해 11월 '청년층 노동 시장 유입 촉진 방안' 발표에 이어 지난 5월 '사회 이동성 개선 방안'을 통해 대책을 내놨지만, 반응은 회의적이다. 빈부 격차보다 심각한 일자리 양극화를 해결해야 한다.

 

기업 활력 제고를 통해 질 좋은 일자리를 늘리지 않고서는 청년 고용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임금과 처우·장래성 등에서 청년의 눈높이를 맞추려면 기술력이 높은 중소기업들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뒷받침해야 할 것이다.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정부와 정치권이 전폭 지원해야 청년 일자리 문제 해법을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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