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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잊혀지고 싶다던 전직 대통령의 노골적인 선거개입

시대일보 | 기사입력 2024/04/04 [09:00]

[사설] 잊혀지고 싶다던 전직 대통령의 노골적인 선거개입

시대일보 | 입력 : 2024/04/04 [09:00]

[시대일보​]4·10 총선을 앞두고 문재인 전 대통령이 야당 후보를 노골적으로 지지하며 현 정부를 비판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 1일 파란색 점퍼를 입고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부산 사상구, 양산시를 돌며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응원한 데 이어 2일에도 울산 일대를 다니며 민주당 출마 후보를 응원하며 윤석열 정부를 맹비난했다.

 

그는 “칠십 평생 이렇게 못하는 정부는 처음 본 것 같다” “정말 무지하고 무능하고, 무도하다” “눈 떠 보니 후진국이라는 소리도 들린다” “정신 차리도록 해줘야 할 것 같다”고 비난하며 “이번에 우리 민주당, 조국혁신당, 새로운미래 등 야당들이 함께 좋은 성적을 거둬서 이 정부가 정신을 차리도록 해줘야 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앞서 지난달 24일에는 이재영 후보 선거사무소를 방문해 “양산갑 최초의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이 돼 달라”고도 했다. 전직 대통령이 특정 후보 선거사무소를 방문한 것은 처음있었던 일로서, 자체만으로도 큰 논란이 벌어졌고 지난해 10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앞두고도 ‘내년 총선 승리의 기틀을 마련해 국민께 희망을 드리길 바란다’는 입장을 전해 논란을 불렀다. 이쯤되면 그가 2020년 신년 회견에서 “대통령 업무에 전력을 다하고, 끝나면 잊힌 사람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했던 말의 의중은 무엇이었는지 되묻고 싶다.

 

물론, 전직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과는 달리 정치적 중립의 의무는 갖고 있지 않다. 그러나 전직 대통령은 법령에 의해 국가 예산으로 예우받는 만큼 국가 원로로서 국민 통합과 화합에 기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금까지 역대 대통령들은 국민 통합 등을 의식해 자신과 가까웠던 후보들이 사저에 찾아오면 덕담을 건네는 수준에 그쳤다. 그런데 전직 대통령이 특정 정당의 파란색 점퍼를 입고 선거 지원전에 뛰어들다니. 이는 자신의 사저와 양산책방에서의 방문객 맞이와는 차원이 다른 노골적인 선거 개입이다.

 

더구나 문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동안 ‘국민 갈라치기’로 국론을 분열시킨 장본인이다. 그런데 퇴임 후에도 특정 정당, 특정 정파의 수장으로 행세하려한다니 어처구니가 없을 따름이다. 자신이 몸담았던 정당이 선거에서 승리하도록 기원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 치더라도 대통령의 책무중 국민 화합과 국익을 위한 일이 가장 우선임을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대통령의 책무가 퇴임했다해서 없어지는 것이 아닌 이상 국민 화합을 위한 일에 국가 원로로서의 책무는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여기에 더해 그는 재임기간 동안 국정 실책으로 국민의 심판을 받았다. 문 정부의 실책은 일일이 나열하기도 힘들만큼 차고 넘친다. 무려 27차례에 걸친 부동산 대책 발표에도 불구하고 천정부지로 치솟은 부동산값,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 근로시간 규제로 인한 인건비 상승과 물가 급등, 경제를 정치 논리로 풀면서 생긴 400조원의 나랏빛 등 문 정부의 경제정책은 실패투성이였다.

 

그런가하면 탈원전, 서해 공무원 피살, 통계조작, 울산시장 선거 개입 등에 관여한 핵심참모들이 줄줄이 재판을 받거나 이미 유죄 판결을 받는 등 정권의 도덕성에 있어서도 국민의 신뢰를 저버리는 등 국정 난맥상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그런 그의 입에서 현 정부에 대해 독설을 퍼붓다니 황당할 따름이다.

 

문 전 대통령의 선거 응원 관련 기사에는 “평생 경험하지 못한 집값을 만든 대통령” “당신이 늘려놓은 국가채무가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고 있다” “대한민국 역사에 이렇게 내로남불하는 대통령은 처음” 등과 같은 비판적인 댓글과 지지하는 댓글들이 뒤섞여 혼탁한 선거판을 그대로 옮겨놓은듯 했다. 이재명의 사당화에 반발해 민주당을 탈당, 새로운미래로 옮긴 10만여 당원들 조차 그의 노골적인 민주당 후보 편들기에 지지를 거둔다는 글들도 SNS상에 넘쳐 나는 등 후유증이 심각한 상황이다.

 

현실 정치에서 떠나 국가 원로로서 국민 모두의 대통령으로 존경받기보다 특정 정당의 수장과도 같이 행동하는 전직 대통령의 정치 행보는 진영간 대결을 부채질한다는 점에서 국민 화합을 저해하는 나쁜 사례로 남게 될 것임을 지적해두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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