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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법치주의 근간 흔드는, ‘명분’ 없는 조국신당

시대일보 | 기사입력 2024/02/15 [09:00]

[사설] 법치주의 근간 흔드는, ‘명분’ 없는 조국신당

시대일보 | 입력 : 2024/02/15 [09:00]

[시대일보​]자녀 입시 비리·청와대 감찰 무마 등의 혐의로 기소돼 1·2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13일 신당 창당을 선언하며 총선 출마를 공식화했다. 지난 8일 2심 법원으로부터 “범행을 인정하거나 잘못을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법정구속을 가까스로 면한 지 5일 만의 일이다.

 

조 전 장관은 이날 자신의 고향인 부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무도하고 무능한 윤석열 정권을 심판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출마 방식은 원칙과 절차를 따라 정할 것”이라고 했다.

 

조 전 장관은 형이 최종 확정되진 않았지만 1·2심 모두 징역 2년 형을 선고받은 피의자다.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되면 국회의원이 되더라도 의원직을 상실한다. 그런데도 자신의 불법·비리에 대해 사과하고 자숙해야 마땅할 사람이 오히려 고개를 바짝 들고 국회의원이 되겠다며 창당을 선언한 것이다.

 

우리는 법무부 장관을 지낸 공인으로서 자신의 과오를 반성하고 자숙해도 모자랄 판에 “국가 위기 극복의 대안을 제시하겠다”며 정치인으로 변신한 그의 염치없음에 아연실색할 따름이다. 구속을 면했지만, 법원으로부터 잘못을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는 질책까지 받은 터다. 무엇보다, 유죄로 판결받은 위법행위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하고 인정받는 게 우선이다.

 

2심 판결 후 제대로 된 사과는 고사하고 사법리스크를 안은 채 정계 진출을 선언한 것은 그 자신이 정계 진출의 명분으로 삼은 국가 위기 극복과는 전혀 상관없는, 방탄을 위한 출마라는 점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실정법을 위반해 재판을 받고 있는, 조 전 장관과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의 신당 창당 등은 모두 더불어민주당이 만든 준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허점 때문이다. 이재명 대표가 현행 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폐지하고 병립형 비례대표를 선택했다면 조 전 장관이나 송 전 대표처럼 문제가 많은 인물이 감히 비례대표를 노리고 신당을 창당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민주당은 같은 날 조 전 장관의 신당이나 송 전 대표 신당 등과 비례대표 연대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국민은 의구심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실정법을 위반해 재판을 받고 있는 ‘범죄자’라 할 수 있다. 그런데도 이런 사람들이 극소수 강성 지지자들의 팬덤에 기대어 신당을 창당해 비례대표로 국회의원 배지를 달면 이 대표가 했던 것처럼 불체포 특권 뒤에 숨을 수 있다. 총선이 범죄자들의 방탄 장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쏟아지는 이유다.

 

조 전 장관의 주장처럼 먼지털이식 표적 수사와 기소가 전방위적으로 이뤄졌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결코 창당 명분이 될 수도, 되어서도 안 된다. 국민들이 수긍할 사과와 소통이 선행되어야 하고, 사실심인 1·2심과 달리 법률심인 대법원에서 정정당당히 마지막 유무죄를 먼저 다투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또, 이들이 민주당 내 강성 지지층의 팬덤정치를 기반으로 정당을 만들어 도덕적 판결을 받겠다는 것은 어느 모로 봐도 명분 없는 야바위 정치 행위에 불과하다.

 

민주당은 “조국신당은 연합 대상이 아니”라고 선을 그으면서 조 전 장관에게 “억울함이 있더라도 자중해달라”고 요청했고 ‘송영길당’과의 연합에 대해서도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일축하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의 이런 다짐이 진정성을 지니려면 말이 아닌 단호한 행동이 필요하다. 조국, 송영길 신당과 별개라는 궁색한 말보다 기생정당, 위성 정당 난립을 차단하려는 노력을 펴는 것이 우선이라는 점을 지적해두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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