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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공천 부적격자 기준 강화는 정치 신뢰 회복의 첫걸음

이상엽 기자 | 기사입력 2024/02/02 [09:00]

[사설] 공천 부적격자 기준 강화는 정치 신뢰 회복의 첫걸음

이상엽 기자 | 입력 : 2024/02/02 [09:00]

[시대일보]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4·10 총선 후보자 공천 시 신청자 본인이 아닌 가족이 입시·채용·국적·병역 비리를 저질러 형사 처벌을 받았더라도 공천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방침을 정했다고 한다. 국민의힘은 강력범죄, 뇌물범죄, 선거범죄 등으로 처벌받은 경우도 공천 부적격자로 보고 사면·복권이 이뤄졌더라도 공천을 주지 않기로 했다. 그동안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은 공천으로 국민의 정치 불신과 정치 혐오를 키우는 데 있어 부적격자 논란을 끊이지 않아 왔다. 그런 점에서 국민의힘 공관위가 밝힌 공천 부적격자 기준 강화는 시의적절한 선택이라고 보인다.

 

국민의힘 공관위가 밝힌 공천 부적격자 기준은 성폭력 2차 가해·직장 내 괴롭힘·학교폭력·마약범죄 등을 ‘신(新)4대 악’으로, 배우자·자녀 입시 비리, 배우자·자녀 채용 비리, 본인·배우자·자녀 병역 비리, 자녀 국적 비리 등을 4대 부적격 비리로 규정했다. 공관위는 형사처벌을 받은 신청자에 대해선 공천을 원천 배제하기로 하는 한편, 사면·복권이 됐어도 공천을 원천 배제키로 했다.

 

성범죄, 몰래카메라(불법 촬영), 스토킹, 아동학대, 아동폭력 등 국민적 지탄을 받는 범죄로 벌금형 이상의 형을 받아도 공천 배제하고 강력범죄, 뇌물범죄, 재산범죄, 선거범죄, 도주차량 음주운전 등 ‘파렴치 범죄’는 집행유예 이상의 형을 받으면 공천을 주지 않기로 했다.

 

국민적 지탄을 받는 범죄나 ‘파렴치 범죄’는 공천 신청 당시 하급심 판결이 기준에 해당해도 공천을 배제하기로 했는데 특히 살인·강도 등 강력범죄, 뇌물범죄와 불법 정치자금 수수, 경선 금품 살포 등 부정행위로 집행유예 이상의 형을 받으면 사면·복권되더라도 공천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장동혁 사무총장은 “국민의힘은 이런 엄격한 부적격 기준을 적용해 국민 눈높이에 맞는 공천을 하고, 더불어민주당과는 완전히 차별화된 그런 부적격 기준을 적용하겠다”며 “부적격 심사를 통과하더라도 나중에 문제가 되는 객관적 자료가 있으면 도덕성 평가 등에서 반영하게 될 것”이라고 강도 높은 기준 강화 방침을 밝혔다.

 

국민의힘 공관위가 부적격 기준에 가족 입시 비리, 뇌물범죄 등을 포함하는 등 ‘예외 없는 부적격’ 기준을 기존보다 넓힌 것은 국민의힘이 민주당보다 도덕적 우위에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국민 눈높이에서 보자면 공관위가 제시한 부적격 기준은 정치권에서 마땅히 퇴출되어야 했을 최소한의 기준점이었다는 점에서 만시지탄의 감이 없지 않다.

 

그 이유는 문화·예술·스포츠계 인사들 역시 공인으로서 대중의 엄격한 도덕적 잣대를 감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민의 대표격인 국회의원들은 그간 각종 범죄에 연루돼 사법 처리를 받았거나 비리로 손가락질을 받아도 선거 출마에 큰 제한이 없었다는 점은 여의도 정치권이 그동안 국민 눈높이와 큰 간격이 있어왔다는 반증이었다는 점에서 여의도 정치권의 자성이 요구된다.

 

아울러 더불어민주당과 다른 정당들도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부적격자를 걸러내는 일에 동참해줄 것을 촉구한다. 자격 시비에 오르내리는 인사를 걸러내는 것부터가 정치가 국민 신뢰를 회복하는 첫걸음이기 때문이다.

 

진보정당이 보수정당에 정권을 내준 것은 우리 사회 민주화에 앞장서 왔던 운동권 세력이 일부이기는 하나 오히려 각종 범죄와 비리로 도덕성 면에서 큰 실망을 안겨줘 왔기 때문이다. 진보의 가치는 높은 도덕성에 있음에도 오히려 각종 추문과 범죄로 국민적 신뢰를 저버린 데다 같은 진영에 대한 지나친 온정주의가 급기야 내로남불로 비춰지면서 진보의 가치를 스스로 떨어뜨려 온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국민의힘이 마련한 공천 부적격자 기준 강화가 정치의 국민 신뢰를 높이는 하나의 마중물이 되기를 바라며 민주당을 비롯한 다른 정당들도 국민 눈높이에 맞는 공천 기준을 마련해 자격 시비에 오르내리는 인사들이 국회에 입성하는 일이 없도록 부적격자의 공천 심사에 만전을 기해줄 것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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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은 따뜻하게, 펜 끝은 날카롭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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