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서지 바가지와의 전쟁

| 기사입력 2018/07/09 [00:00]

피서지 바가지와의 전쟁

| 입력 : 2018/07/09 [00:00]

컵라면 3천원·달걀 1개 천원 ‘폭리’
고물가에 피서객 경악, 곳곳에서 불만



"주변에 다른 상점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사 먹기는 하는데 너무하다는 생각은 들죠. 마트나 편의점에서 1천원도 안 하는 컵라면을 2∼3배씩 받고 끓여주니까 먹으면서도 괜히 속는 것 같고 불쾌하죠. 휴가 보내러 와서 괜히 기분만 망치고 가는 것 같아요."전북 전주에 사는 양모(57·여)씨는 지난해 가족과 함께 동해안에 있는 유명 해수욕장을 찾았다.
톡톡 터지는 파도와 향긋한 바닷바람, 고운 모래는 일상에 지친 양씨 가족에게 더할 나위 없는 만족감을 줬다.
해수욕장 매점에 가기 전까지 그랬다.
물놀이하다 허기를 느낀 양씨는 간이매점에 들러 컵라면과 찐 달걀, 생수를 각 3개씩 주문했다.
호주머니에서 1천원 지폐 몇 장을 주섬주섬 꺼내던 양씨는 매점 종업원이 요구하는 금액을 듣고 귀를 의심했다.
"만8천원 입니다."해수욕장에서 파는 먹거리는 편의점의 그것과 몸값이 달랐다.
양씨가 가격을 매긴 이유를 묻자 종업원은 "컵라면은 개당 3천원이고요. 생수는 2천원, 찐 달걀 하나에 천원이에요."라고 친절히 설명했다.
양씨는 마음속 깊은 곳에서 끓어오르는 분노를 억누르며, 지갑에서 1만원권 지폐 2장을 꺼내 종업원에게 건넸다.
무더위에 지친 양씨는 달아오른 백사장을 지나 큰길을 건너 편의점에 갈 기운이 없었다.
양씨는 지금도 그때 기억을 곱씹으며 "올해는 절대 해수욕장에서 음식을 사 먹지 않겠다"고 말한다.
휴가철을 맞아 유명 피서지를 낀 지자체는 터무니없는 고물가, 이른바 '바가지요금' 근절에 사활을 걸고 있다.
해운대와 광안리 등 해마다 수백만 인파가 몰리는 유명 해수욕장이 있는 부산시는 6월부터 물가대책 종합상황실을 운영 중이다.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된 7월부터는 '부당요금 신고센터'를 설치한다.
물가 합동지도점검반을 7개 해수욕장에 투입해 불공정 상행위도 점검한다.
강원 동해시도 마찬가지로 종합상황실과 소비자 상담실을 운영하고 물가 부당 인상 업소 등을 집중적으로 감시하기로 했다.
심규언 시장은 11일 지역 상인회와 함께 '불법 바가지요금 근절 캠페인'을 하고 협정 가격을 준수하도록 당부할 예정이다.
상인회와 협의한 가격은 파라솔과 고무 튜브 대여비 각 1만원, 소주 4천원 등으로 합리적인 안이라는 게 시의 설명이다.
육지로 둘러싸여 바다가 없는 충북도 휴가철 바가지요금 근절에 두 팔을 걷어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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