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턴 ‘리비아식’ 강조속 정부 ‘제3해법’ 구상

윤경기자 kyoung@sidaeilbo.co.kr | 기사입력 2018/05/01 [00:00]

볼턴 ‘리비아식’ 강조속 정부 ‘제3해법’ 구상

윤경기자 kyoung@sidaeilbo.co.kr | 입력 : 2018/05/01 [00:00]

정부, 北美 비핵화 이행방법 절충한 포괄적·단계적 해법 고민중
핵개발 ‘초보수준’ 리비아와 핵실험에 ICBM 능력 北은 상황 달라
3단계 진행 리비아 핵폐기, 단계적 조치 맞춰 美 상응 조치 제공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리비아 모델'을 거듭 거론하면서 이런 입장이 향후 비핵화 과정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쏠린다.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가 재차 확인된 가운데서도 볼턴 보좌관의 북한을 겨냥한 리비아식 비핵화 거론 발언은 이어졌다.
그는 29일(현지시간) 미국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비핵화 방식과 관련해 "우리는 2003∼2004년 리비아모델에 대해 많이 염두에 두고 있지만 (북한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고 했고, 같은 날 미 CBS방송 '페이스 더 네이션'에 출연해서도 "미국이 리비아 모델을 살펴보고 있다"고 재차 언급했다.
볼턴 보좌관이 언급한 리비아식 해법은 2003∼2005년 리비아 카다피 정권의 핵포기 사례를 일컫는다.
팬암 여객기 폭파 사건으로 야기된 미국과의 적대적 상황에서 안보를 유지하고 국가 위상을 강화하려 핵 능력 향상에 몰두하던 리비아는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와 미국의 이라크 침공 등에 따른 안보 위협이 생기자 핵을 포함한 대량살상무기(WMD) 포기를 선언했다. 리비아는 보상으로 제재 해제와 대미 관계 개선이라는 성과를 얻었다.
리비아 모델의 가장 큰 특징은 비밀 협상을 통해 일단 카다피 정권의 핵포기 의사를 확인한 이후 리비아와 서방이 신속한 해결을 추진했다는데 있다. 2003년 말 핵포기 선언으로부터, 관련 시설·장비의 미국 이전과 IAEA 핵사찰을 거쳐 미국이 절차 완료를 발표할 때까지 2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이에 비춰 볼 때 볼턴 보좌관의 리비아 모델 언급은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신뢰성 있는 '증명'을 바탕으로 빠른 비핵화 절차를 밟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볼턴 보좌관이 '분명한 차이'를 언급한 것처럼 당시 리비아의 상황과 현재 북한의 상황은 차이가 작지 않다.
이런 가운데 리비아 핵포기 과정에서도 리비아의 단계적 조치 이행 중간 중간에 미국의 양자 외교관계 복원 및 경제제재 해제 등 보상을 줬던 점을 살펴볼 때 결국 북미 비핵화 협상과 그 이행 과정에서도 일정 수준의 '단계적 조치' 교환은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리비아의 핵 폐기는 3단계로 진행됐다. 1단계는 핵무기 설계정보와 핵·미사일 프로그램 관련 주요 장비와 문서의 미국 전달, 2단계는 핵무기 개발에 대한 국제기구의 사찰 및 폐기와 함께 대량살상무기 관련 장비의 해체 및 반출, 3단계는 프로그램의 완전 폐기 등으로 이뤄졌다.
리비아의 단계적 조치에 맞춰 미국의 상응 조치도 이뤄졌다. 우선 리비아가 1단계 조치를 취하자 경제제재를 일부 해제하고 연락사무소를 설치했으며 2단계 조치에 대응해 경제제재를 공식 해제했다. 3단계 초지가 이뤄지면서 연락사무소를 대사관으로 승격해 외교관계를 복원했고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 저농축 우라늄 제공 등의 상응조치가 취해졌다. 이와 관련, 우리 정부도 북한과 미국의 비핵화 이행 해법을 절충한 포괄적이면서도 단계적인 '제3의 해법'을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결국 볼턴 보좌관의 언급은 '속도'를 강조하는 것"이라며 "비핵화는 단계적으로 이뤄질 수 밖에 없지만, 미국은 가능한 일괄적 비핵화를 위해 북한이 먼저 확실한 의지를 갖고 신고 등의 조치를 취하라는 입장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윤경기자 kyoung@sidae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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