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일보를 시작페이지로 | 즐겨찾기 추가 | 홈으로
 
PDF신문 | 정기구독 | 기사제보 | 광고문의

2017-12-12 03:48
 

1면 Front Page
 

文, 트럼프 통화서 북핵 평화적 해결에 방점 (2017-08-08)
“한반도서 전쟁 용인할 수 없어”…평화적·외교적 해결 강조
‘대북 선제타격'·‘예방적 전쟁’ 등 美 발언 인식한 듯
대북공조는 견고…FTA 개정은 한·미 정상간 ‘온도차’
국내적으로 보수야권 제기한 ‘코리아 패싱’ 우려 불식 의미

문재인 대통령은 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한·미 간 긴밀한 공조가 기본 조건임을 확인하면서도 반드시 평화적·외교적 방식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데 방점을 찍었다. 이는 현실적으로 '레드라인(금지선)'의 임계치에 도달한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제재와 압박 외 다른 선택지가 없음을 인정하면서도 '대화의 끈'만큼은 놓지 않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로 읽힌다.
문 대통령은 취임 당일인 5월 10일 통화 이후 89일 만에 한 이날 통화에서 "한반도에서 두 번 다시 전쟁의 참상이 일어나는 것은 용인할 수 없다"며 강한 어조로 북핵 문제의 평화적·외교적 해결을 강조했다.
북한이 도발의 수위를 높이면 더 강한 제재와 압박을 가하되, 이는 결국 북한을 대화의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수단이 돼야 한다는 것이 문 대통령과 새 정부의 대북 정책의 근간을 이루는 기조다. 문 대통령은 이날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 같은 입장을 전달하고,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올바른 선택을 할 때 대화의 문이 열려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북한의 올바른 선택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굳건한 한·미 동맹을 바탕으로 힘의 우위에 기반을 둔 강력한 압박과 제재가 선행돼야 한다는 데는 문 대통령도 인식을 같이했다.'
이날 통화에서도 문 대통령은 "북한과 대화를 해보셨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질문에 "지금은 대화할 때가 아니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거나 폐기할 때까지 제재와 압박을 해야지. 지금은 대화할 국면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는 한·미 동맹이 굳건하게 유지되고 있음을 국내외에 천명함은 물론, 일각에서 제기된 '코리아 패싱' 우려를 잠재우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주목되는 점은 문 대통령은 지난 5일 휴가 복귀 후 첫 번째 공식 일정을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통화로 잡았고,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뉴저지 주 배드민스터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휴가를 즐기던 중 문 대통령의 전화를 받았다는 점이다.
이는 양 정상이 북한의 ICBM(대륙간탄도탄)급 미사일 발사로 고조된 한반도 안보 위기를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으며, 이에 대응하기 위한 해법이 굳건한 한·미 동맹에 기반을 둬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지금까지 양 정상은 한반도 정세의 주요 국면마다 통화하거나 직접 만나 서로 의견을 교환하고 한·미 간 공동보조를 강화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의 취임 당일을 넘기지 않고 당선 축하 전화를 걸어왔고, 전화를 말문을 튼 두 정상은 한·미 정상회담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직접 대면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양국이 견고한 동맹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데 한 치의 이견도 보이지 않았다. 다만, 이날 통화에서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개정 협상과 관련해서는 양 정상이 온도 차를 보였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56분간 통화하며 주로 문 대통령의 말을 경청했으나, FTA 문제만큼은 먼저 말을 꺼내 개정 필요성을 역설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막대한 대한 무역 적자를 시정하고 공정한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한·미 FTA 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문 대통령은 현재도 한·미 FTA가 양국 모두에 도움이 되고 있음을 먼저 강조하고, 미국이 개정을 바란다면 양국에 더욱 호혜적인 방향으로 발전시켜 나가자는 수준의 언급을 하는 데 그쳤다.
이날 통화는 국내적으로는 보수 야권을 중심으로 제기된 이른바 '코리아 패싱' 우려를 해소하는 의미도 있다.


(윤경기자 kyoung@sidae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