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새 원내사령탑 자리에 5선의 주호영 의원이 선출됐다. 신임 주 원내대표는 영남권 출신의 당내 최다선인 5선 중진 의원이다. 판사 출신인 주 신임 원내대표는 2004년 17대 총선에서 대구 수성을에서 당선된 뒤 대구에서 내리 5선을 했다. 주 의원은 미래통합당 시절 이미 원내대표를 지낸 경험이 있고 지난달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등판했었다. 그러다가 당내 ‘투톱’ 중 하나인 원내대표 자리를 맡아 국민의힘 부활의 역할을 맡게 됐다.
주 신임 원내대표는 당선 소감을 통해 “우선 당이 안정돼야 한다. 그다음엔 약자와의 동행, 호남동행, 청년 정치참여, 빈부격차 해소, 이를 통해 국민 신뢰를 회복해 당 지지율을 높이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본인의 의지대로 당을 이끌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주 의원은 쉬운 승부가 예상되었으나 106표 중 과반을 간신히 넘긴 61표 득표에 그쳤다. 그러나 주류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출마를 강행한 재선의 이용호 의원이 무려 42표를 얻으며 파란을 일으켰다.
더구나 이 의원은 호남 출신이며 당내 입당한 1년도 되지 않아 기반이 취약한 상황이었다. ‘친윤진영’에 대한 불만이 드러난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이 의원에게 무려 42표가 몰렸다는 것은 이번 사태를 만든 당내 친윤 세력에 대한 내부의 경고이자 위기감을 표출한 것이다.
주 원내대표는 이러한 결과를 가볍게 보아서는 안 된다. 물론 주 의원은 합리적인 성품에 당내 최다선 관록이 있으나 과연 환골탈태를 바라는 국민의 눈높이를 충족시켜줄 수 있을까 걱정이다. 의총 결과를 겸허한 마음으로 가슴에 새기고 첫발을 내디뎌야 한다. 윤심에 의존하는 마음을 버리고 협조와 반대로 조화를 이루는 당정 관계를 재정립해야 한다. 여당이 정부의 거수기 노릇을 한다면 국민은 다시 외면할 것이다.
이제 주 원내대표에게는 여당 원내사령탑으로서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가중되는 경제난에 미·중 갈등, 북한의 핵 개발 등 외교 안보 상황이 엄중한 상황에서 책임이 막중하다. 다른 무엇보다도 민생을 최우선으로 두고 당내 화합은 물론 야당과의 협치에 지혜를 모아야 한다. 발목을 잡는다고 야당만을 탓할 것이 아니라 여당 내부의 권력다툼으로 인해 실망하고 있는 국민에게 먼저 반성해야 한다.
현재 진행되는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첫 정기국회에서 정부의 주요 정책입법과 예산안 처리라는 난제가 도사리고 있다. 주 원내대표는 169석 거야(巨野)를 상대로 이 난제들을 어떻게 풀어낼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양보할 것은 양보하고 받아낼 것은 받아내는 5선 관록의 정치력을 보여주길 바란다. <저작권자 ⓒ 시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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