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을 앞두고 물가는 오르지 않은 것이 없어 국민은 한숨만 짓고 있다. 거기에 더해 기상관측 100년 만의 물 폭탄 피해가 채 수습이 되기도 전에 역대급 초강력 태풍 ‘힌남노’가 전국을 강타하고 지나갔다. 이러니 국민의 마음은 그 어느 때보다도 심란하기 그지없다.
이처럼 세계적인 경제 불황에 고물가, 고환율, 고금리 등 악재에 악재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는 상황에서 정치권은 입으로만 민생을 외칠 뿐 그들만의 리그에서 이전투구로 분탕질만 하고 있다.
국정을 책임져야 할 여당은 국정 운영의 방향감각을 상실한 채 ‘핵관’ 전성시대로 불리는 구중궁궐의 권력 쟁투에 날 새는 줄 모르고 있다. 거기에 이미 법원이 한 차례 제동을 건 비대위를 다시 출범한다며 태풍이 몰아치고 있는 날에도 온통 자기들만의 세상에서 헤매고 있다. 만약 다시 만든 비대위가 법원에서 효력정지 가처분이 내려진다면 그때는 어떻게 할지 의문이다. 언제까지 사법부의 판단에 당의 운명을 맡기려 하는가. 이 기회에 당의 분열에 책임이 있는 사람은 모두 물러나고 새로운 인물이 나서 당을 수습해야 한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도 민생을 외면하기는 마찬가지다. 이재명 당대표는 검찰의 소환 통보에 응하지 않기로 하면서 ‘전쟁’, ‘정치 탄압’이라며 선동 정치를 일삼고 있다. ‘의원’과 ‘당대표’라는 방탄복을 겹겹이 껴입고 버틸 것이 아니라 당당하게 조사에 응하여 무죄임을 증명함이 타당하다. 거기에 더해 윤석열 대통령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하여 허위사실 공표로 고발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헌법 제84조에 의거 대통령은 내란·외환 죄가 아니면 재직 중 형사소추를 받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고발 운운하는 것은 정치공세에 불과하다.
민주당 이 대표 취임 후 사정 정국이 펼쳐지며 걷잡을 수 없이 경색되는 정국은 사실 예상이 가능했었다. 이에 대한 책임은 여야 모두에게 있다. 최악의 자연재해와 세계적인 경제 위기까지 헤쳐나가야 하는 백척간두의 상황에서 이 같은 극한 대립은 참으로 유감스럽다.
이러한 양당의 강 대 강 전면전 대치 상황을 바라보는 국민의 마음은 짜증스럽고 실망 그 자체다. 고물가 민생고에 수해에 초강력 태풍에 하루도 마음 편할 날이 없는 국민의 마음을 정치인들이 아는지를 묻고 싶다.
정치권이 고발과 고소로 법원의 판단을 구한다면 경찰과 검찰은 오직 증거와 법리에 의해 신속하고 공정하게 수사하여 법의 심판을 내려야 한다. 양당 모두 오직 국민과 민생만 바라보고 정치하는 것이 국민의 신뢰를 얻고 정쟁에서 이기는 길임을 깨닫기를 당부한다.
<저작권자 ⓒ 시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