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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첫 신년 기자회견 보류, 당당하게 국민과 소통하길 기대

시대일보 | 기사입력 2022/12/21 [16:29]

취임 첫 신년 기자회견 보류, 당당하게 국민과 소통하길 기대

시대일보 | 입력 : 2022/12/21 [16:29]

윤석열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 보류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년 회견 개최 여부를 검토해 온 대통령실이 기자회견을 보류한 것은 지난 15일 156분 동안 생중계된 국정과제 점검 회의를 통해 윤 대통령의 새해 구상이 국민에게 전달되었다고 판단한 모양이다. 그리고 추가적인 내용은 각 부처 업무 보고를 통해 소통하면 된다는 것이 대통령실의 입장이다.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은 1968년 박정희 전 대통령이 처음 도입한 것이다. 이후 관행적으로 실시해온 회견을 임기 첫해부터 안 하는 것은 사실 이례적인 일이다. 물론 역대 모든 대통령이 모두 매년 기자회견을 했던 것은 아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대신하여 국정연설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임기 첫해 신년 기자회견은 집권 기간 국가 운영의 방향을 밝히는 매우 중요한 자리다. 집권 초기 출근길 문답을 통해 소통하던 것도 중단된 상태에서 신년 기자회견마저 생략하는 것은 이해 안 되는 결정이다. 중단되었던 출근길 문답도 재개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대통령의 국민과의 소통의 기회가 줄어든다.

 

취임 후 윤 대통령의 국민과의 소통에 대한 의욕은 강했다. 당선인 시절에도 “물리적 공간의 문제보다 더 중요한 것은 소통의 의지다. 집무실의 1층에 프레스센터를 설치해 수시로 언론과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역대 대통령들이 시도하지 못했던 출근길 약식 회견도 무려 61차례나 소화했다. 물론 MBC와의 극한 갈등으로 중단되기는 했으나 소통에 대한 윤 대통령의 의지와 뚝심을 높이 평가받았다.

 

지난 15일에 실시된 국정과제 점검 회의를 통해 연금·노동·교육 개혁에 대한 대통령의 의지를 보이고 국민의 이해를 높였다. 하지만 신년 기자회견, 특히 임기 첫해 회견은 점검 회의와는 전혀 다른 내용과 형식의 장이다. 일부 언론과의 불편한 관계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나 대통령은 언론과 국민 앞에 늘 당당하게 서 자신이 정책과 소신을 밝혀야 한다. 언론들의 질문이 비록 윤 대통령을 불편하게 하더라도 그것은 대통령이 감당해야 할 당연한 문제다.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에 “정직한 대통령이 되고 싶다”, “정직한 대통령이란 국민과 소통, 의회 지도자들과 소통, 언론과 소통, 내각·참모들과 소통을 잘하는 것”이라고 했다. 정직한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불편을 질문을 받고, 말실수로 지지율이 떨어지더라도 국민과 언론을 향해 당당한 대통령이다. 각 부처의 업무 보고로 어떻게 기자회견을 대신할 수 있을까.

 

대통령의 자리는 듣기 싫은 소리도 들어야 하고 이견이 있으면 함께 논의하는 과정을 통해 설득하고 이해를 구해야 하는 자리다. 우리는 설사 실수를 하고 불편한 질의로 인해 답변이 불편해지더라도 언론과 얼굴을 맞대고 소통하는 정직하고 당당한 대통령을 원한다는 것을 대통령실은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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