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들은 벌써 다가올 겨울이 걱정이다. 한국전력이 10월부터 전기와 가스요금을 인상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주택용 전기요금은 1kwh당 7.4원 인상으로 4인 가구 기준 평균 월 2270원을 더 부담해야 한다. 도시가스 요금도 월평균 5400원 이상을 추가 부담해야 한다. 월급 빼고는 다 오른 고물가 시대에 전기와 가스요금 인상은 서민들에게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이번 전기·가스 요금 인상은 불가피하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작된 국제 에너지 폭등으로 인해 한전의 전기 생산단가가 크게 올랐다. 한전이 발전사에서 전기를 구매하는 전력도매가격(SMP)도 한 달이 멀다 하고 오르고 있다. 그러니 전기를 팔면 팔수록 적자가 난다는 역마진 구조가 심각하다. 한전의 영업손실이 올해 상반기에만 벌써 14조 원이 넘는다. 겨울철에 에너지 사용량이 더 늘어나게 되면 영업손실도 더 커지게 될 것이다.
지금 전 세계는 에너지 대란을 겪고 있다. 유럽은 가스 공급에 차질을 빚어질 것으로 우려하며 에너지 대란에 대비하고 있다. 우리도 에너지 대란에 비상한 경계심을 갖고 준비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전기요금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다른 회원국에 비해 저렴한 편이다. 가정용은 34개국 중 31위, 산업용은 22위다. 전기요금이 다른 물가에 비해 싸다 보니 가정, 상업시설, 공장 등에서 전기를 아낌없이 쓰고 있다. 지난해 국제 에너지 위기로 에너지 가격이 올랐는데도 불구하고 국민 1인당 전기 사용량은 최고치를 기록할 정도다.
지금 세계는 에너지 대란으로 인해 초비상이다. 유럽 각국의 천연가스 부족으로 인해 대체 에너지인 액화천연가스(LNG)와 석탄 요금까지 함께 가격이 인상되며 에너지 시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다. 일부 국가는 비상사태를 선포했을 정도로 심각하다.
이제는 우리나라도 전기 사용을 줄여야 한다. 한전의 연구에 따르면 전력 소비를 10% 줄이면 연간 에너지 수입액 15조 원이 감소한다고 한다. 당연히 무역수지 적자도 개선된다. 우리나라도 전기·가스 등 에너지 과소비를 개선해야 한다. 전체 전기의 55%를 사용하는 기업의 전력 소비도 효율화를 기해야 한다. 전기를 많이 쓰는 시설이나 설비를 교체하여 전기를 덜 사용하는 생산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우리 정부도 늦게서야 올겨울 에너지 사용량 10% 절감 전략을 내놨다. 에너지 소비는 국가 경제 위기와도 연결된 문제다. 국민 모두 에너지 절감에 동참해야 한다. 다만 이러한 위기 때 가장 먼저 충격에 노출될 취약계층에 대한 보호책을 반드시 준비해야 한다. 에너지는 국가 경제활동의 원동력임과 동시에 서민 생존을 위한 권리이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시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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