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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夫婦)”가 없다.

유의호 편집국장 | 기사입력 2022/09/28 [16:05]

“부부(夫婦)”가 없다.

유의호 편집국장 | 입력 : 2022/09/28 [16:05]

 유의호 편집국장

남친, 여친이 ‘부부’를 대신하는 세상

 

전 세계 이혼율, 1위 국가 대한민국(36%~47% 이혼)

 

부부는 일심동체라 했다. ‘부창부수’라고도 했다.

또한 부부의 다툼은 ‘칼로 물베기’라 한다.

이 말들이 지닌 의미는 무엇일까.

그렇다. ‘의미’에서 이 말의 진의를 찾아야 할듯 싶다.

작금의 세태를 보면 한 집 건너 한 집은 이혼 가정(36%~47%)으로 가정이 파탄되어 살아가고 있고 보면 더욱 위의 말들이 허황되게 들린다.

상호간에 맞춰 살던지 져서 살던지 이 둘 중 하나의 ‘룰’을 지키지 못하면 언젠가 파탄이 난다.

가부장적이고 가장이 군림하던 시대에는 주종간의 관계처럼 엮여 숨죽이듯 살아왔던 게 사실이지만 요즘 세태는 능력 중심 사회로 전환하면서 가장 이란 말 자체가 옛말이 된지 오래다.

이럴 때 오륜중에 ‘夫婦有別’이 생각난다.

부부 에게도 禁道가 있다는 뜻으로 상호간에 도를 넘어서는 구별이 있음을 말하고 있다.

문제가 있으면 반드시 해답이 있다.

36%~47% 이상을 상회하는 이혼율이 서로가 다름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발생한다.

과연 다르다는 것은 무엇일까.

정말 고민되는 대목이자 숙제이다.

다르다. 무엇이… 일심동체라 해놓고 다름을 인정하려니 부부간에 팽팽한 긴장감이 돌 수밖에 없다.

남편에게 순종하는 것, 현모양처가 미덕인 것으로 …마치 이것이 미풍양속으로 여기고 살아왔던 시대가 있었다. 불과 몇 십 년 전까지만 해도 이를 당연한 것으로 알았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주객이 전도됐다. 여권 신장이라는 미명아래 능력 있는 여성들이 판을 칠 정도지만 이에 앞서 사회적 분위기가 진정한 남여 평등사회의 균등을 지나치게 해석하는데서 급변했다고 봄이 옳다. 

이혼 사유에 따라 재산을 균등히 분배해야 하고 상속 재산도 남녀유별이 없이 동일하다. 물론 이 말이 어폐가 될 수 있다. 당연한 것을 논쟁거리로 만든다고 하겠으나, 문제는 동등한 권리 속에서는 자웅을 겨루게 된다는 사실이다. 

서열이 정해지지 않는 한 균등은 균열과 분란을 초래하고 결국 점점 더 이혼이 창궐하게 될 것은 자명하다. 가장의 권위가 무너지면 남편의 존재감은 물론 아버지로서의 자격도 순위에 밀려 주장하는 힘이 없어지게 마련이다.

‘부부’가 무엇이겠는가.

남남이 ‘님님’으로 바뀌어 일생을 애정으로 감싸고 그 속에서 자식을 생산하며 가족을 만들어 가는 것이 아닌가. 만일 ‘부부간에 애정도 애증이 남지 않는다면 곧바로 원위치 되어 남남이 된다.

그 속도가 과거와 달리 이혼을 밥먹듯 재혼을 다반사로 여기는 현실이 점점 ‘부부’라는 의미를 미궁 속으로 빠져 들게 한다.

엄연히 한 집안에 가장이고 부인이면서도 친구 앞에서 혹은 남들 앞에서 남친 또는 애인을 떳떳이 소개하는 세상이 됐다.

머뭇거림이 오히려 촌스럽게 여길 정도다.

부부가 함께 일반적 모임에 나가는 것 자체가 분위기를 해치거나 꼴사납게 보이는 세상이 됐고 뒷전에 남친, 여친이 없으면 숙맥으로 여김을 당하기 십상이다. 세상이 변해도 부부의 연은 하늘이 맺어준다고 믿고 이혼을 금기로 여기며 살아왔던 그때 그 시절이 있었던가 싶다.

남의 자리를 가로채 첩소리를 듣고 살아도 정실의 자리를 차지하지 못한 것이 이혼이 남여불문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바람을 피워도 이혼만은 기피했다.

현실은 다르다. 젊은이는 말할 것도 없이 황혼의 이혼도 증가하는 시대가 됐다.

또한 결혼 기피내지 독신주의자들이 부지기수이다.

이름도 모르는 자의 정자를 구매해 애비 없는 자식을 낳아 기르는 세태다. 철저한 개인 이기주의의 산물이다. 황금만능주의의 소산이다.

남편도 부모도 혹은 부인도 서로 간에 충족 여부에 따라 버리고 벼려지는 세상, 기초 사회 구성의 근원인 가정이 허물어져가고 있다.

마음으로 맺어진 게 아닌 물질로 억지 인연을 맺다보니 가정이 사상누각이요, 항시 ‘풍전등화’다.

이제 얼마 지나지 않아, 한집 건너를 지나, 세대별 한명 시대가 도래되지 않을까 싶다.

‘부부’라는 뜻이 이 세상에서 가장 애틋함의 대명사로 ‘망부석’이 되기도 하고 죽어서도 그 집안을 떠나지 않았던 ‘부부의 연’이 두 글자 ‘부부’가 파경이 되면 남는 것은 없다.

부부는 물질로 맺어짐도 아니고 오다가다 만남도 아니다.

어떤 해석보다도 하늘이 묶어줬다는 사실에 믿음을 가져야 한다.

부부는 하나의 믿음이다. 공동운명체다. 쪼개지면 남은 인생 또한 쪽박신세임을 유념해야 한다.

그렇다면 이 험난한 세상에서 부부관계를 지속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서로 믿어주고 이해해주고 사랑해야 한다.

가정을 지키는 일에 합심해야 한다. 자식을 위해 억지로 갈라서지 않겠다는 것은 옛 사고에 불과하다.

서로 애틋함이 있어야 한다. 자나 깨나 반목과 갈등 불신은 부부관계 유지에 가장 큰 적이다.

그리고 용서해야 한다.

끝으로 내가 사랑하는 남편·부인은 서로 하늘처럼 여겨야 한다.

남들 앞에서건 자식들 앞에 또는 부부지간에 있어서도 그 사실에 변함이 없고 언행이 일치해야 한다. 그리고 동행해야 한다.

‘동행’ 어디든 ‘동행’해야 부부다. ‘부창부수’가 꼭 남편 따라 움직이는 부인이 아니라 부인 따라 움직이는 남편이 된다 해도 같이 가야만이 부부임을 증명하게 된다. 애틋하게 사랑하라

자기부인이나 남편에게 애틋함을 보여줘야 할 언행과 사랑을 남친, 여친을 만들어 그곳에 쏟아 붓는다면 자신의 반쪽을 초라하게 함이요 결국 자신의 못남을 천하에 들어냄이다.

수신제가도 못하는 놈들이 무슨 큰일을 하겠단 말인가. 

집 건너 건너 이혼가정인 세상을 보며 ‘생각할 바가 있다’

‘수신제가’를 위해 과연 어떤 노력을 했을까 그들은… 그들이 한일은 이혼뿐이라는 결론에 이른다. 

 

유의호 <편집국장 | 2014/08/11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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