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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신물 나는 거대 양당의 ‘분열의 정치’

시대일보 | 기사입력 2023/09/11 [09:00]

[사설] 신물 나는 거대 양당의 ‘분열의 정치’

시대일보 | 입력 : 2023/09/11 [09:00]

[시대일보​]내년 4월 치러지는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여야의 대치가 날로 격화되고 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와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문제로 촉발된 이념 논쟁 등으로 정국 경색이 날로 심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여기에 더해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와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의 ‘대장동 허위 인터뷰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대선 공작 게이트’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뚜렷한 출구전략이 보이지 않는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단식도 여야의 벼랑 끝 대치의 중심에 서 있다. 문제는 여야의 극한 대립이 콘크리트 지지층을 결속하는 데 치중하면서 국론 분열이 어느 때보다 심각해지고 있다는 데 있다.

 

통상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집토끼’는 지키고 ‘산토끼’를 누가 많이 잡느냐에 달려 있다고 한다. 국민의힘은 ‘철 지난 이념 논쟁’을 통해 지지층 결집에 나서고 있는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반일 감정’으로 맞불을 놓은 모양새다. 거대 양당 모두 콘크리트 지지층에 균열이 생기다 보니 ‘갈라치기’ 등 극한 대립을 통해 지지층 결속에 열을 쏟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다 보니 협치는 사라지고 막말과 고성만 난무하는 정쟁만이 연일 뉴스를 장식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괴벨스식 선동과 가짜뉴스가 판을 치다 보니 정치 혐오 현상이 무당층의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과거 독재 정권은 우민화(愚民化) 정책으로 일컬어지는 3S 정책(Sports, Screen, Sex)을 통해 국민의 정치 고관여층을 말살했지만, 작금의 정치 상황은 거대 양당 모두 ‘정치 혐오’를 통해 중도층의 투표 참여 의욕을 꺾게 만드는 정치 공학을 펼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 만큼 지지층만을 위한 정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지층 위주의 정치에 국가도 국민도 있을 리 없다. 오로지 목적을 위해 수단쯤은 아무래도 상관없는 비정하고 비열한 정치 공작만이 있을 뿐이다.

 

말로는 ‘상생(相生)’을 얘기하고 ‘협치(協治)’를 논하지만, 중앙 정치 무대에서도 지방 정치에서도 상생과 협치는 물 건너간 지 오래다. 이 피해는 고스란히 지역 주민과 국민에게 돌아간다. 안타까운 일이다.

 

사전적 의미에서의 정치(政治)란 국가의 권력을 획득하고 유지하며 행사하는 활동으로, 국민들이 인간다운 삶을 살게 하고 사회 질서를 바로잡는 일이라는 것이지만 작금의 정치에서는 권력을 획득하고 유지하며 행사하는데 방점이 찍혀 있는 듯하다. 그러다 보니 국민들이 인간다운 삶을 살게 하고 사회 질서를 바로 잡는 데는 거대 양당 모두 관심이 없다. 오로지 권력 획득을 위한 치열함만이 있을 뿐이다.

 

지난 대통령선거는 주지하다시피 역대 최악의 비호감 대선이었다. 그런데 대선이 끝난 지 1년 반이 지난 지금도 SNS와 커뮤니티는 ‘친윤’과 ‘반윤’, ‘친명’과 ‘비명’으로 나뉘어 총성 없는 전쟁이 한창이다. 국론이 이토록 분열되어 있는 것은 국민을 선동하는 정치권의 책임이 크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도덕적이지 못하고 파렴치한 정치인들을 만들어낸 것은 우리 모두의 탓이다. 옥석을 가려내지 못한 국민의 책임이 가장 크다.

 

총선이 불과 7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남은 기간 동안 온갖 가짜뉴스가 판을 치고 상대를 향한 괴벨스식 선동이 난무할 것으로 우려된다. 정치 혐오를 부추기는 거대 양당의 정치 공작도 점점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중도층의 올바른 판단이 균형추를 제대로 잡아줘야 분열의 정치가 막을 내릴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끝끝내 투표를 포기하지 않고 올바른 주권을 행사하는 ‘꺾이지 않는 마음’이 중요하다. 정치 혐오는 또 다른 ‘우민화 정책’임을 잊어서는 안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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