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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천하를 얻은들 ‘빈손’일뿐

유의호 편집국장 | 기사입력 2022/09/27 [16:30]

[사고]천하를 얻은들 ‘빈손’일뿐

유의호 편집국장 | 입력 : 2022/09/27 [16:30]

 유의호 편집국장

인생사 마음먹기에 따라 간단할 수도 복잡할 수도있지 않은가

하지만 그 마음이란 것이 어디 내 마음대로 되는 것이란 말인가

자신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세상에 걱정거리가 어디 있겠는가

누구나 똑같지만 모두가 나만이 특별히 어려운 삶을 산다고들 믿기에 좀체 해방감 없는 인생을 살게 되는게 아니겠는가

쫓기다 보면 막다른 골목이나 벼랑 끝으로 몰리게 마련이면서도 자신이 파놓은 덫을 향해 인간은 빠른 걸음으로 재촉을 한다.

그것은 인생이, 아니 삶이 진부하고 항시 나를 쫓는 그 어떤 힘에 의해 내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 어떤 힘의 논리가 나를 지배하고 모두를 지배하고 있기에 어쩔수 없이 죽음의 골짜기 인줄 알면서도 그리로 발길을 옮기게 된다.

이것은 의지와는 상관이 없다. 인간은 태어남도 돌아감도 내 뜻이 아니기에 현실도 자신의 의지와는 반하는 노선을 밟고 있는 것이다.

마치 정해진 수순을 밝아가는 것처럼 말이다.

내 주변에 나를 지탱하게 해주던 사랑하는 사람들이 떠난다해도 하늘이 무너질 듯 천지가 개벽을 한다해도 그 시간들이 지나면 인간은 망각의 늪에 빠지게 된다.

하지만 하나하나 떠날 때 자신도 떠난다는 사실을 기억케 된다. 비록 그 떠남이 지금이 아닐것이며 적어도 아주 오랜시간 뒤 일것이란 믿음속에서 말이다.

‘어떻게 사느냐 왜 사느냐’라는 물음을 반복하며 성현처럼 살아도 세상을 호령하며 권좌의 영화를 누려도 지금 내게 남은 것은 공허함 뿐이며 긍정보단 부정 기쁨보단 슬픔이 가득 차 있을 뿐이다.

이상과 현실의 괴리감을 무엇으로 극복한단 말인가

학문으로 믿음으로… 하지만 이상은 이상으로 남고 현실은 현실이기에 극복하려해도 극복이 되지 않는다.

허기진 배를 일시적으로 배불릴 수는 있으나 그배를 한끼 식사로 버틸수 있는 한계는 고작 한끼다.

그 배를 채우기 위해서는 인간은 평생을 발버둥쳐야 한다.

그러기에 사는 것이 먹기위한 수단인셈이다.

먹고 배부르면 잠시 짬이 나고 그 짬속으로 자신을 들여다 보면 자신의 영혼이 배고파 울부짓는 모습이 보인다.

인간이 고작할 수 있는일이 있다면 육체의 배불림에는 익숙하게 대처하지만, 보이지 않는 나의 슬픔과 배고픈 영혼에 대해서는 외면할 수 밖에 없다.

그것은 인간의 힘으로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사람의 힘으로는 죽어도 되지 않는다.

그러기에 뻔히 알면서도 영혼의 죽음을 바라보고 있다.

그 답은 나를 이땅에 내어 놓은 신만의 영역이다.

 

유의호 <편집국장 | 2007/11/05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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