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승부차기 누가 이길까?
최근 한국의 언론자유가 지난해 31위에서 8단계 밀려난 39위로 뚝 떨어졌다. ‘국경 없는 기자회’인 국제 언론단체가 ‘2007년 세계 언론지수’를 발표하면서 한국을 12.13점으로 칠레와 함께 39로 랭크시켰다. 물론 등수는 해마다 각국가의 상황에 따라 오르락내리락 하지만 8단계씩 추락하는 것은 보기 드문 현상이다. 언론지수는 바꿔 말하면 민주지수로 보아도 크게 틀리지 않기에 문제의 심각성을 반영한다. 쿠테타로 정권을 장악하거나 독재정권으로 인한 인권탄압 등이 있을시 등급이 뚝뚝 떨어지는 것은 당연지사지만 현재의 대한민국 상황은 이와는 거리가 멀다. ‘국경 없는 기자회’는 한국의 권력과 언론사간의 갈등을 빚고 있는 중앙부처 기자실 폐쇄 등의 원인을 등급추락의 주원인으로 꼽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노대통령의 언론을 보는 시각이 문민정부 출범시 적당한 긴장상태유지 발언에서 최근에 이르러는 기자들의 취재방법 출입까지를 통제하는 상황이고 한발 더 나아가 기자실을 통폐합 브리핑룸을 만들고 이를 선진화 방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기자들은 이에 반발 정부가 줄쳐놓은 ‘가이드라인’을 인정할 수 없다며 기존의 기자실을 고수하다 결국 쫓겨나고만 신세가 됐고 복도를 전전하며 기사를 송고하는 형극임은 주지의 사실이다. 따지고 보면 권력이 언론을 억압해 복도로 내몰았으니 권력이 언론보다 한수위임을 입증한 셈이다. 펜과 총칼의 대결은 상식적으로 펜은 밀면 밀릴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철저히 짓밟히는 인권말살국가에서는 언론이 권력의 시녀에 불과함은 불문가지다. 다만 민주화된 사회나 민주주의를 표방하는 국가는 언론을 민주주의 최대방패로 여기며 그 자유의 폭을 언론에 맡긴다는 것이다. 이유는 언론이 국민의 뜻을 반영하는 마지막 보루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언론에 재갈을 물리거나 취재가 방해받는다면 이는 국민의 입과 귀를 막는 것과 다를바없다 ‘사필귀정’이라 했다. 이 말이 언론의 자유를 빗댄다면 언론은 ‘블랙박스’와 같아 어떤 상황에서도 제자리를 찾게 된다는 것이다. 역대정권을 살펴보면 대권을 잡거나 잡을 순간 언론을 재갈물리고 통폐합시키고 1사1도원칙을 만들어 길들이고 프레스카드제도를 통해 기자를 정부가 관리하는 때도 있었다. 그것은 일정기간에 불과했고 수권이후 패악의 극치가 한풀 꺾이면 언론과 유착을 시도했다. 언론은 권력자가 민주화를 위해 노력하고 국가발전을 위해 만전을 기할때는 언제나 동반자가 되지만 반하여 권력을 남용하고 국민의 뜻을 져버리고 독선을 행할때는 당연지사 언론의 제사명인 비판이 뒤따르게 마련이다. 비판의 기능을 권력행사로 치부하여 맞짱을 뜨려하는 것은 ‘이란격석’일뿐이다. 언론은 누구의 편이 아니다. 언론은 ‘言路’를 따라 제길로 갈뿐이다. 이를 힘으로 길들이려한다면 바람의 진로를 막고 서는 것과 다를바 없다. 언론은 져도 이기는 것이요. 이겨도 이기는 것이다. 언론의 주인은 국민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언론을 비판하거나 판단할 몫도 국민이자 독자일뿐 어떤 권력자도 언론을 자기 입맛에 따라 평가하고 이를 저지하기 위해 권력을 동원한다면 세간의 웃음거리가 되고 국제적 비난에 직면하게 된다. 언론이 길거리로 내몰리면 단지 불편할뿐 권력과 타협하지 않음은 언론의 생리임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유의호 <편집국장 | 2007/10/19 게재> <저작권자 ⓒ 시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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