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親舊와 知人

유의호 편집국장 | 기사입력 2022/09/27 [11:30]

親舊와 知人

유의호 편집국장 | 입력 : 2022/09/27 [11:30]

 유의호 편집국장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은 친구를 제일 많이 가진자라 할 수 있다.

언제 어디서고 부르면 곧 달려와 허물없이 속내를 드러내고 아픔도 슬픔도 함께할 수 있는 그런 친구가 이세상에 많으면 많을수록 그는 분명 크게 성공한 사람이다.

다만 우린 살면서 정말 허무하게도 찾을때나 보고싶어할 때 쉽게 나타날 친구가 없다보니 친구를 한.둘이라도 간직한 자들을 매우 부럽게 생각하게 되고 그래서 친구는 결코 많이 둘 수 없음을 강조하기 위해 친구가 많다함은 친구가 전혀없슴을 뜻한다고 주장한다.

물론이다. 내 하소연 나의 가슴앓이 나의 숨넘어가는 소리를 부담없이 들어주고 함께 고민하며 해결해 주려는 자가 과연 어디에 있을까.

나 살기 바쁘고 내 목숨 보존하기 조차 쉽지 않은 세상살이에 나외에는 그 누구도 경계선 밖에 서 있을 뿐이 아니던가.

바로 이같은 마음이 모두와의 거리감을 갖게하고 가까이 다가서지 못하게 하는 주원인일진대 우리는 그 탓을 결국은 남에게로 돌리고 있다.

분명 내탓임에도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상대를 위한 배려가 없으면서 오히려 상대방의 배려를 기대하는 것은 이기주의적 속물임을 나타내는 것이다.

그러니 친구가 생길리 없다.

친구를 얻는다는 것은 크게보면 천하를 얻는다는 뜻인데 어찌 거져 얻을 수 있겠는가.

지위를 얻기위해서도 몸과 마음을 다하여 투자해야함이 이치이건만 천하를 얻는데 희생이 없다면 논할만한 가치도 없다.

지금 세상, 형제도 부모자식도 때론 원수대하듯 하고보면 피 한방울도 섞이지 않은 벗 사귐이 어찌 말처럼 쉬우랴.

오륜 중의 하나인 붕우유신(朋友有信)은 신의를 말하고 있다.

친구의 도리 즉 친구가 되려면 믿음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으로 믿음이 없으면 지인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세상을 살다보면 너나없이 많은 지인을 두게 마련이다.

그저 아는 사이정도 다시말하면 필요에 따라 서로 왕래하는 사이를 말한다.

범하여 친구라 할수도 있겠으나 그 사이엔 믿음이 없기에 진정성이 배제돼 범친구일뿐이다.

지금이라도 친구를 찾아라 그리고 신의를 다하라 가진 것을 다주고서라도 올바른 벗사귐을 주저치 말라. 얻으려하고 기대려 한다면 자칫 말로는 친구라도 주종간의 관계로 변질되게 마련이다.

 

유의호 <편집국장 | 2006/08/11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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