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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유가족의 절규, 이젠 정치가 답해야

시대일보 | 기사입력 2022/11/23 [14:26]

이태원 참사 유가족의 절규, 이젠 정치가 답해야

시대일보 | 입력 : 2022/11/23 [14:26]

무려 158명의 젊은이가 숨진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 26일 만에 참사 희생자 유가족들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에 6가지 요구사항을 밝혔다. 참사 발생 이후 유가족이 공개적인 자리에 모여 자신들의 뜻을 밝히며 요구사항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가족들의 탄식과 한숨으로 가득한 민변 대회의실에서 처음 카메라 앞에 선 유가족들은 철저한 진상 규명, 정부의 책임을 인정하는 사과, 책임 있는 후속 조치 약속, 피해자의 소통 보장과 인도적인 조치 등 적극적인 지원을 요구했다.

 

사실 벌써 같은 고통을 겪고 있는 유가족들이 서로 만나 위로하고 진상 규명 과정에 참여할 수 있었어야 하는 데 너무 늦었다. 유가족들은 정부가 적극적으로 이들이 모임일 수 있게 하는 노력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하여 비인도적인 처사라며 하소연했다.

 

송 모 희생자의 아버지는 “10·29 이태원 참사는 위로부터 아래에 이르기까지 총체적 안전불감증에 의한 간접살인”이고 “국가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 할 의무가 있는데도 그날 현장에 국가는 없었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다른 희생자의 가족은 이번 참사의 책임이 이태원을 방문한 사람들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정부, 지자체, 경찰 등에 있음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전체 희생자 중 일부인 20여 명의 유가족만이 참석했으나 이들의 요구를 일부의 의견으로만 치부할 일이 아니다. 이번 기자회견을 계기로 유가족들의 목소리를 듣고 수용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기자회견이 있던 전날 일부 유가족이 국민의힘 지도부와의 면담을 통해 이상민 행자부 장관의 사퇴를 요구했다. 여당은 정치적인 유불리를 따질 것이 아니라 그들의 요구를 아프게 고민해야 한다.

 

고통과 슬픔에 잠겨 있던 유가족들이 이렇게 공개적으로 모여 뜻을 밝힌 것은 현재 진행되는 진상 규명과 책임 소재를 가리는 과정을 신뢰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진상 규명을 포함한 모든 과정에 유가족의 뜻을 수용하고 우선시하여 진행해야 한다.

 

정치권은 정치적 이해관계를 따지지 말고 오로지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을 다해야 한다. 야당에서도 젊은이들의 죽음을 정쟁으로 이용하거나 정권을 잡을 수단이나 계기로 삼아서는 안 된다.

 

여러 논란 속에서 공개적으로 진상 규명을 위한 뜻을 밝힌 유가족의 고통과 슬픔은 헤아리기 어렵다. 정부는 유가족들이 이런 슬픔과 고통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기를 당부한다.

 

다시 한번 이번 이태원 참사에 희생된 젊은이들 앞에 애도를 표하고, 가족을 잃은 유가족에게 국민 모두와 함께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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