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이목이 집중되면 변명은 이미 물건너 간 것이다. 잘잘못을 떠나 자신을 향한 시선이 오래도록 머무른다는 것은 크나큰 부담이 아닐수 없고 견딘다 해봐야 고통이며 순간을 잘 넘겼다손쳐도 생명이 짧다는 사실이다. 그때그때마다 최선을 다하고 공인으로서의 처신에 흠이 가지 않도록 언제 어디서든 부끄럽지 않게 행동해야 한다. 인간으로서 실수가 없을리 없지만 공인의 잣대는 보통 인간이전의 잣대로 재단된다는 점에 더욱 유의해야 한다. 특히나 정치권내 있는 자들의 행동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듯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 참 배짱좋은 인사들이 여론에 아랑곳 하지 않고 시간을 약으로 쓸려고 하니 심각한 여론재판에 내몰리고 있지 않나 싶다. 잘못이 있다면 이미 지탄의 대상이 됐다면 그래서 할말이 없다면 국민앞에 사죄하고 물러서야 함이 마땅할판에 또한번의 혹시나 하는 기회와 기대를 접지 않고 숨거나 힘으로 여론을 반전하려 드는 것은 이미 죽은 목숨을 잠시 연장하는 것에 불과한 것이다. 진퇴를 빨리 결정짓지 못하는 미련함은 자칫 진퇴양난이라는 자가당착에 빠져 정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처지가 되고 만다. 강조한다면 명분을 잃고 비참한 최후를 맞게된다. 인간이 더불어 사는 세상에서는 독선이 가장큰 죄악이기에 원한다면이 아니라 원하기전 자진 사퇴를 해야 자신은 물론 주변이 정리되는 것이다. 부적절한 처신을 했다면 운신의 폭이 좁아진 것이기에 그것이 닉네임처럼 붙어다니는 법이며 그래서 큰일을 도모하기 어려운 처지가 된다. 엎질러진 물은 결코 주워담지 못함은 사인 간에도 ‘룰’로 통하는 것인데 하물며 공인이야 오죽하겠는가. 이쯤이면 ‘우리나라 걱정된다’는 말이 나오지 않을까. 의원이 성추행을 하고 이해찬 총리가 3.1절 태극기를 손에 들어야 할판에 골프채를 잡았다면 국민에게 큰 실망을 안겨준게 사실이 아닌가. 물론 사안의 경중이 다를 수 있다. 그러나 골프총리라는 딱지가 국정운영에 부담이 아닐 수 없고 야권이 사퇴치 않으면 국정을 보이콧하겠다고 결의를 다지고 있고 여권마져 4분5열로 의견이 엇갈리고 있으니 이제 진퇴의 공은 대통령의 판단을 기다리기전 총리의 몫이다. 최연희 의원의 경우는 취중 망동이 분명하지만 공인은 취중이라해도 공인의 자세를 견지해야 함은 삼척동자도 아는 일이다. 얼굴을 들고 나타나기 어려운 실정에 이르렀다면 은신할게 아니라 당사자와 국민께 진정으로 사과하고 뒤로 물러서야 함은 불문가지다. 온통 정국이 성추행, 골프로 몰아가며 지방선거의 흥행거리가 되고 있으니 이제 당사자들은 가부간의 마침표를 “진이냐 퇴냐”라는 물음에 답을 내리고 공인의 모습을 보여줬으면 싶다.
유의호 <편집국장 | 2006/03/13 게재> <저작권자 ⓒ 시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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