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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경기도, 공직기강 다잡고 ‘청렴 경기’ 실현해야

시대일보 | 기사입력 2023/06/13 [09:00]

[사설] 경기도, 공직기강 다잡고 ‘청렴 경기’ 실현해야

시대일보 | 입력 : 2023/06/13 [09:00]

[시대일보​]경기도가 공직기강 고삐를 바짝 다잡고 있다. ‘김동연 호(號)’가 최근 계속된 일부 공직자들의 성비위 등 일탈 행위로 땅에 떨어진 공직 신뢰를 회복하려는 것이다. ‘청렴 경기’를 실현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청렴은 다산 정약용의 책, 목민심서에 나온 용어다. 그는 "청렴이란 목민관의 근본되는 임무이며, 만 가지 착함의 원천이고, 모든 덕의 뿌리"라고 했다. '마음을 맑게 하라'며 공직자의 철저한 자기관리를 주문한 말이다.

 

경기도는 지난 9일 고위직 공무원 대상으로 문화콘텐츠를 활용한 청렴교육을 실시했다. 이날 김동연 도지사는 다산을 소환했다. 그는 “다산의 깊고 넓은 철학을 한 글자로 요약하면 공렴(공정+청렴)이라고 한다. 청렴은 공무원의 본분인 동시에 자부심”이라면서 “만에 하나 청렴의 본분에 어긋나는 일이 발생한다면 우리에게 많은 책임과 권리를 부여한 국민들에 대한 배신”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성추행, 갑질, 부정부패 등 청렴과 관련해서는 좌시하지 않겠다며 무관용 원칙의 엄중처벌을 경고했다. 공직기강이 확립되지 않으면 부패 없는 청렴한 공직문화가 정착될 수 없고 도정에 대한 신뢰가 이뤄지지 않아 어떤 정책을 추진해도 효과를 거두기 어렵기 때문이다.

 

청렴한 공직자의 반대는 부패한 공직자다. 부패 공직자는 어제오늘 문제가 아니다. 부패한 권력은 나라도 무너트렸다. 조선시대 ‘황금대사헌’ 같은 금품 관련 비리보다는 요즘엔 성비위 사건이 입방아에 오르내린다. 새로운 부패 공직자상이다. 성인지 감수성이 요구되는 시대의 변화를 읽지 못한 것이다.

 

이제 1년 된 민선 8기 들어서도 경기도 내 공직자가 각종 범죄에 연루된 사건이 잇따라 터졌다. 몰카와 성추행, 성희롱 등 성비위와 마약 밀반입 등으로 수사를 받거나 직위 해제되기도 했다. 도청 고위공무원, 사무관, 일반 직원은 물론 산하 기관에 이르기까지 직급의 높고 낮음을 가리지 않고 일어났다. 이에 김 지사는 지난해 11월 ‘저의 책임’이라며 사과했다.

 

다산도 조선 후기 공직 부패상을 고발하고, ‘목민관은 자기만 살찌우니 어찌 슬프지 아니한가’라고 질타했다. 그리고 나라를 통치하는 근본원리가 청백한 공직자의 활동에 담겨 있다고 믿고, 청렴한 공직자의 역할을 강조했다. 오늘날 공직자에게는 특히 높은 성인지 감수성을 요구되고 있다. 성비위도 치유의 근원은 청렴이다. 마음을 깨끗하게 하고 철저한 자기관리를 하라는 다산의 청렴을 재해석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1년 전, 김동연 지사는 다산을 찾았다. 지난해 6월 당선인 신분으로 남양주 능내리 조선 후기 실학자 다산 정약용 생가와 묘소를 찾아 참배했다. 수원 현충탑에 이어 첫 공식 방문지였다. 다산 생가는 청렴한 공직자의 성지이자, 백성들이 잘 먹고, 국가가 부강한 방안을 고민한 실사구시의 실학정신이 깃든 곳이다.

 

청렴과 실사구시, 이는 민선 8기 도정 철학을 엿볼 수 있는 정신이다. 경기도는 청렴결백한 공직자, 청백리의 고장이다. ‘김동연 호(號)’가 이 같은 옛 명성에 걸맞게 초심을 잃지 말고 ‘청렴 경기’를 실현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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