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 민족 대축전이 마치 통일동산에서 남북이 하나로 어우러져 형제애를 느낀반면 대한민국 정통성이 풀무에 체질이 녹아나듯 담도 벽도 경계도 무너졌다면 항차 우리가 바라고 원하는 통일형태의 틀마져 변형되어가고 있음이 아닌지 심히 우려되는바 크다. 안보속에서만이 통일이 제통일이 되는 것이며 과거를 거울삼지 않는한 현실과미래의 방향을 설정할 수 없음은 분명하다. 술한잔마시고 어울려 놀다보면 중심을 잃게되고 정신을 차리고 보면 호주머니가 텅빔과 함께 후회감이 들듯이 정도를 넘어서지 않는 선에서 상대를 상대함이 분수다. `취중망언성후회'라 했다. 취중의 눈과 귀 그리고 생각은 기생의 치마폭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흥에 겹다보면 까마귀냐 백로냐는 문제의식마져 사라지게 마련이다. 8·15광복 60주년은 민족대축전의 발판을 구축하기위해 남측에서 북측인사들을 초청해 성대한 행사를 치뤘지만 이에대한 평가가 엇갈리는 것은 사실이며 이평가마져 무의미하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것은 60년동안 북측은 적화통일의 야망을 지니고 지금까지 그기회를 엿보아 왔으며 우리는 안보라는 미명하에 그들을 빨갱이 즉 까마귀 떼로 여겨 왔음이다. 그러나 이번 행사를 통해 마치 주객이 전도된 느낌이 강하게 들뿐아니라 주최측이 누구고 찬조출연이 누구인지 도무지 분간이 가지 않는 상황이 초래됐다. 주한미군 철수, 외세세력몰아내기 등등 마치 일제시대 친일파들이 일제에게 아부 진상하는 모습들이 그대로 연출되고 이를 제지하는 이들이 없었다는 사실이다. 이를 두고 "실정법 위반이 명백하지만 처벌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 사법당국의 생각(?)이라고 한다니 법마저 형평성과 평등성을 상실한 채 민족대축전이라는 아이러니속에 속수무책이 된셈이다. 물론 처벌을 논하자는 것이 아니다. 다만 국가의 주체성의 주체마져 제소리를 내지 않는다면 항차가 문제라는 점이다. 이를두고 우리는 지금까지 백로인체한것이 부끄럽고 까마귀라고 지적했던 손이 北앞에서 일순간 무너져 그손끝이 우리를 향하고 있었다면 우리는 여지없는 회색분자가 된 것이다. 이를 궂이 뒤집어 생각한다면 힘있는자의 여유라고 빗대 말할 수 있겠으나 그렇게 치부하기엔 너무 많은것을 잃는 느낌이 든다. 이쯤에서 생각나는 그시절 그시조가 생각남은 왜일까? 이씨 조선을 창건한 이성계의 세째아들 이방원과 고려말기 죽음으로서 항거한 정몽주의 문답시조... 이방원의 “이런들어떠하리 저런들어떠하리.... 천년만년살고지고” 이에 정몽주는 “이몸이 죽고 죽어 일백번고쳐죽어.... 독야청청하리라”라고 응수했다. 우리는 민주주의 기본원칙에서 단 한발짝도 물러서지 말아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혼선이 일어나선 안된다. 물과 기름이 섞일 수 없기에 남북이 융화하는 과정에서 기름을 걷어내야지 물을 퍼낼 수는 없는 일이다. 기름을 북측의 김일성 주체사상이라 한다면 물은 민주주의를 의미한다. 따라서 적당히 얽히고 섥힐 수 없는 것이 남북관계이기에 지금은 국가의 만년대계를 위해 하나하나 포석을 할때다 하루아침에 성급히 통일을 노래하다간 우리가 원하는 통일은 돌아오지 않는다. 민주주의의 통일의 그날까지 60년 공든탑을 끌어안고 세계정세에 발마춰 좀더 성숙한 민주주의 힘을 키워 나가야 함을 차제에 잊지 말아야 한다.
유의호 <편집국장 | 2005/08/23 게재> <저작권자 ⓒ 시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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