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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기획] 갈길 먼 인천해안길, 곳곳에 넘어야 할 과제 산적

인천해안길 탐사 5차, 인천내항~월미도~만석화수부두~동인천역 광장 24km

장철순 기자 | 기사입력 2023/05/22 [17:08]

[탐사기획] 갈길 먼 인천해안길, 곳곳에 넘어야 할 과제 산적

인천해안길 탐사 5차, 인천내항~월미도~만석화수부두~동인천역 광장 24km

장철순 기자 | 입력 : 2023/05/22 [17:08]

▲ 인천해안길 걷기 5차 여정이 지난 5월 20일 인천역에서 시작됐다. © 장철순 기자

 

[시대일보=장철순 기자​] 인천해안길 걷기 탐사단이 5차 여정길에 올랐다.

 

지난 5월20일(토요일) 인천역 1번 출구. 인천해안길 걷기를 주도하고 있는 조용주 변호사와 유사랑 작가, 박희선 화가, 양진채 소설가, 김노천 사진작가 부부, 이한구 인천시정혁신위원, 권오현 교수, 옥만호 유신정밀 상무 부부 등 10여명이  참여했다. 특별손님으로 유중호 인천언론인클럽 회장이 함께 했다.

 

탐사 일행은 먼저 인천항 내항1·8부두로 향했다.

 

주차장을 지나 왼쪽편으로 곡물창고를 시민의 문화공간 '상상플랫폼'으로 조성하는 공사가 한창이었다. 그동안 공사비 문제 등으로 중단됐던 공사가 올들어 다시 시작돼 오는 6월이면 마무리된다고 한다.

 

인천항 내항은 오는 10월 시민에게 개방되는 곳이어서 기대가 되고 있다.

 

▲ 오는 10월 개방될 예정인 인천항 내항 8부두 광장. 사일로 건축물 앞으로 철망이 설치돼 있다.  © 장철순 기자



하지만 여전히 곡물 수송로 앞에 설치된 철망에 가로막혀 바닷물 가까이는 갈 수가 없었다. 어떤 방법이 없을까?

 

일행 중 한명이 "보도육교를 설치하고 산책로를 만들면 안될까"라고 말을 꺼낸다.

 

인천항 내항의 곡물사일로가 이전하지 않으면 내항 산책길은 '그림의 떡'과 같다고 이구동성이다.

 

탐사단 일행은 아쉬움을 달래며 월미도로 발길을 옮겼다. 월미도 가는 길도 여전히 철망을 곁에 두고 갈 수 밖에 없었다.

 

▲ 인천항 내항에서 월미도 가는 길. 인천항쪽으로 철책이 설치돼 있어 시민들은 도로 옆 인도를 따라 월미도를 갈 수 밖에 없다.  © 장철순 기자



월미공원 내 '한국전통공원'으로 들어섰다. 그나마 도로를 걷는 불편함을 잊게 해 줬다. 안상수 전 인천시장때 조성된 '한국전통공원'은 도심의 쉼터로 시민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전통공원에서 월미공원 숲길을 따라 걸었다. 

 

6.25 폭격에도 살아남은 느티나무 '평화의 어머니 나무'에서 잠시 발걸음을 멈췄다. 현재 나이 252년. 월미공원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다.

 

▲ 월미공원 전망대에서 바라 본 인천항 내항의 모습.  © 장철순 기자



월미공원 정상의 전망대에서는 인천항 내항의 웅장한 모습이 한 눈에 들어왔다.

 

"인천을 처음 찾는 분들에게 가장 먼저 추천하는 곳이 월미전망대입니다."

 

이한구 인천시정혁신위원은 "인천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곳이 바로 월미전망대"라며 "유정복 인천시장의 핵심 공약인 '제물포르네상스 프로젝트의 거점이 될 곳이 바로 인천항 내항 재개발"이라고 설명했다. 

 

일행은 이민사박물관으로 향했다. 그런데 휴관이란다. 내부공사 중이다. 월미도 방향으로 가는 길에 웅장한 건축물을 만났다. 아직 공사중인 인천해양박물관이다.

 

주말이라서 그런지 월미도 곳곳이 활기차다.

 

아이들과 부모가 그늘막 아래에서 음식을 나눠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또 한쪽에서는 신문사가 주최하는 바다그리기 대회에 참가한 어린이들이 바다의 모습을 그리고 있었다.

 

탐사단 일행은 사람들로 북적이는 월미도의 주말 풍경을 뒤로하고 북성포구쪽으로 향했다.

 

북성포구의 매립지가 흉물스럽게 방치돼 있다. 곳곳에서 악취도 진동했다. 대로변의 만석굴종합판매장은 피해보상 현수막들이 걸린 채 문이 모두 닫혀있었다. 

 

내륙은 중구청, 바다는 동구청이 관할행정 기관인데 북성포구 무허 횟집 보상문제가 풀리지 않아 매립지 활용계획이 장기간 표류하고 있다고 한다.

 

만석화수 해안산책로 가다

 

▲ 만석화수부두 해안산책길로 출발을 외치는 탐사단 일행들  © 장철순 기자



오찬 후 오후 해안길 걷기 일정은 만석동 '묘도유원지 터'에서 시작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해수욕장으로 알려진 만석동 끝자락의 묘도에는 1906년 일본인들이 갯벌을 매립해 휴게소와 다이빙대를 설치해 종합휴양지로 개장됐지만 일부 일본인들만 사용하다 폐쇄됐다고 한다.

 

지금은 바닥에 안내판만 남아 있다.

 

만석화수부두 해안길을 찾아 1km 남짓 걸으니 2단계 산책길 입구가 나왔다. 오른쪽으로 삼광조선소가, 정면으로 서구 남항이 눈에 들어왔다. 왼쪽으로 들어서자 시원한 인천 앞바다가 펼쳐졌다. 멀리 영종도 아파트 단지와 구읍뱃터, 물치도가 보였다.

 

▲ 잘 꾸며진 만석화수부두 해안산책길 1단계 구간  © 장철순 기자



만석 화수 해안길 산책로는 공장, 군부대로 인해 지역 주민들의 접근이 차단된 만석동 수변공간 2.42km 구간에 만들어졌다. 파도를 형상화한 웨이브 데크와 군사초소를 활용한 전망대, 범선 형태의 포토존 등이 설치돼 있다.

 

"어? 저거 중국어선 아녀요?"

 

해안산책길에 중국 인공기에 펄럭이는 어선이 보였다.

 

양진채 소설가는 "이곳 만석화수부두 해안산책로에서는 배를 해체하는 모습, 나포한 중국어선, 바다 등을 볼 수 있다"며 "이런 모습은 우리나라 어디를 가도 없다. 오로지 이곳에만 있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행정기관이 자꾸 이곳을 정비하려고 하는데 있는 그대로를 관광자원화할 필요가 있다"며 "관광객 등이 이곳을 찾아오게 하려면 산책로 입구부터 정비하고 특별한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2단계 산책길에 이어 1단계 산책길로 들어섰다.

 

(주) 삼미가 물류센터의 길을 열어줘 산책로가 만들어 질 수 있었다. 바닷가의 아름다운 전망대는 군부대 초소였다. 산책길 맞은 편으로 북성포구가 눈에 들어왔다.

 

만석부두에는 용유도 등지에서 잡은 바지락을 가득 실은 어선들이 들어왔다.

 

▲ 만석부두에서 화수부두 가는 길이 마땅찮다. 현대인프라코어 정문 앞으로 한참을 걸어야 한다.  © 장철순 기자



만석부두에서 화수부두로 직접 연결되는 길은 없었다. 괭이부리마을 특화거리를 지나 현대인프라코어 정문을 거쳐 한참을 가야 했다.

 

만석화수해안산책길이 만석부두, 화수부두로 연결되려면 사유지인 공장들이 '삼미'처럼 길을 내줘야 가능하다. 

 

인천시와 동구는 3, 4단계의 해안길을 만들기 위해 기업들과 협의하고 있지만 쉽게 타협점을 찾지 못한것 같다.

 

▲ 인천시의회 허식 의장이 동구지역 해안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인천시의회



인천시의회 허식 의장은 "인천해안길이 월미도에서 만석, 화수부두로 이어지려면 월미도에서 북성포구를 잇는 다리가 필요하다"며 "특히, 동구지역에 산재돼 있는 조선소들을 한 곳에 모으는 해양산업클러스터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30만평의 해양산업클러스터에는 조선소 뿐만 아니라 선원 기숙사, 교육센터 등이 함께 들어서 있어야 한다"며 "현재 이를 위한 용역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동구 지역 해안가는 작은 공장들이 무질서하게 들어 차 해안산책길 조성이 쉽지 않다"며 "3단계 해안산책길에 대한 계획은 있지만 실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탐사단 일행은 이날 인천역~인천항 내항 1.8부두~월미공원 전망대~이민사박물관~해양박물관~북성포구~만석.화수 해안탐방로~만석부두~화수부두~화도진공원~동인천북광장까지 24km를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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