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일보] 거액의 코인 의혹으로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남국 의원의 처세를 놓고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아울러 문제가 있을 때마다 탈당으로 위기를 모면하는 민주당의 행태에 대해서도 비난이 커지고 있다.
문제는 김남국 의원의 탈당으로 당 차원의 진상조사나 윤리감찰단 활동도 중단되면서 당 안팎의 비판 여론도 들끓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14일 민주당의 쇄신 의총에서도 이 같은 당내 비판이 쏟아져나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의총에서는 30명가량의 의원들이 발언에 나섰는데 상당수의 의원들이 김 의원의 탈당이 부적절하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쇄신 의총을 몇 시간 앞두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사랑하는 민주당을 잠시 떠난다”며 탈당을 선언한 것을 두고도 당 안팎의 비난 여론이 거세다.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의 꼬리 자르기는 공당으로서 책무를 저버린 행위”라고 직격하고 “잠시 민주당을 떠나 있겠다니, 누구 마음대로 들락날락하겠다는 건가”라고 쏘아붙였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1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진상조사가 진행 중이었다. 김 의원이 억울하다고 얘기하고 있었던 만큼 시원한 소명이 당의 진상조사를 통해서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었다”며 “그런데 느닷없이 탈당을 선언했다. 당을 사랑한다면서 모든 부담은 당에 다 남겨놨다. 당을 더 곤궁한 처지로 몰아넣은 탈당”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본인이 탈당함으로써 진상조사 자체가 스톱되게 만들었다. 자신을 공천해준 당이 아무것도 못 하는 자정능력이 없는 정당이 됐다”며 “검찰 수사가 무서운 것이 아니라 민주당이 자정능력을 잃어버린 것으로 국민에게 낙인찍히는 게 가장 무섭다. 그러면 다시 집권할 수 없다. 당이 붕괴하고 다 죽는 것”이라고 직격했다.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도 같은 날 SBS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김 의원의 탈당은 도망”이라고 지적하고 “문제가 있을 때마다 탈당하는 민주당의 행태가 습관이 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김 의원의 탈당을 자성이라고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이처럼 김 의원의 탈당이 당 안팎의 비난을 받는 이유는 민주당의 탈당과 복당 과정이 되풀이되고 있기 때문이다. ‘잠시’ 탈당했다가 상황이 어느 정도 해소되면 ‘슬쩍’ 복당하는, 상황 모면 행태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민주당이 자정능력을 상실했다는 비난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21년 6월 국민권익위원회가 민주당 의원 12명의 부동산 투기가 의심된다고 발표한 직후 5명은 거부, 5명은 탈당계를 제출했지만, 당에서 수리되지 않았고 비례대표인 윤미향·양이원영 의원의 경우 출당 조처됐지만 양 의원은 4개월 뒤 복당된 바 있다. 또 비례대표인 김홍걸 의원도 2020년 9월 부동산 축소 신고, 투기 논란으로 여론의 비판이 일자 출당됐는데 현재 김 의원의 민주당 복당 절차도 진행 중이다.
또 최근 돈 봉투 의혹으로 송영길 전 대표와 윤관석·이성만 의원도 탈당했는데 윤 의원과 이 의원 모두 명예 회복 뒤 복귀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의혹이 일면 ‘잠시’ 탈당했다가 ‘어물쩍’ 복당하는 이 같은 행태는 꼬리 자르기라는 비난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또 이를 방관하는 지도부의 태도 또한 공당의 대표로서 바람직한 자세라 볼 수 없다.
민주당 지도부는 김남국 의원의 탈당으로 문제가 해소됐다고 안일한 모습을 보일 것이 아니라 당 차원의 진상조사 등 끝까지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시작과 끝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저작권자 ⓒ 시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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