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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비호감 대선에 이은 비호감 총선 우려된다.

시대일보 | 기사입력 2023/04/20 [09:00]

[사설] 비호감 대선에 이은 비호감 총선 우려된다.

시대일보 | 입력 : 2023/04/20 [09:00]

역대급 비호감 대선에 이어 내년 치러지는 제22대 국회의원 총선 역시 비호감 총선으로 치러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나타나는 무당층이 점차 늘고 있기 때문이다.

 

조사 기관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여도 야도 지지하지 않는 무당층은 최대 30%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한국갤럽의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거대 양당인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이 30%대 초중반으로 집계되고 있는 가운데 무당층 비율도 30%대에 육박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의도 정가에서는 이러다가 무당층이 여의도 제1당이 되는 것 아니냐는 조소(嘲笑)마저 흘러나온다고 한다. 거대 정당의 지지율이나 무당층의 비율이나 별 차이가 없다.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해 6월 초만 해도 무당층의 비율은 18% 정도에 그쳤다. 그러던 것이 1년도 채 안 돼서 무당층 비율이 급증한 것은 거대 양당의 극단적인 진영 정치의 영향이 매우 크다.

 

혐오와 실망이 거대 정당에 등을 돌린 것이다. 거대 양당들이 친윤과 친명 놀음에 빠져 콘크리트 지지자들에게 구애를 하고 서로를 적대적으로 대하며 진영 정치에 빠져들면서 극단적인 진영 정치에 환멸을 느낀 중도층이 대거 양당에 대한 지지를 거두게 되었다는 것이 정가의 일반적인 분석이다.

 

극단적인 진영 정치는 국익을 저해하는 망국의 지름길이다. 일일이 거론할 필요가 없을 만큼 그 폐해는 매우 심각하다. 태극기 부대나 전광훈 목사의 사례에서 나타나는 극단적인 우익 세력이나 개딸 등에서 보여지는 좌익 세력의 모습은 일견 사이비 종교에서 나타나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추종자들과 닮아 있다.

 

내 편이면 그 어떤 잘못을 해도 용서되지만, 내 편이 아니면 적대적으로 돌변하는 극단적인 진영의 모습은 지난 대선을 기점으로 더욱 공고해졌다. 게다가 거대 양당의 지리한 남 탓 공방에 경제난까지 가중되면서 무당층이 느는 추세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거대 양당이 발목 잡기에 골몰하는 사이 민생 정치가 실종되면서 정치 혐오층이 늘어간다는 데 있다.

 

정치 혐오층이 늘고 투표 포기층이 많아지게 되면 조직표를 갖춘 거대 정당들이 선거에서 절대적으로 유리해진다. 정치 혐오가 투표 포기로 이어져서는 안 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진영 정치의 폐해가 혐오로까지 이어져서는 정치 발전도 도모할 수 없다. 비호감이라 하여 투표까지 포기하게 되어서는 결국 나쁜 놈들이 득세하는 세상만을 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역대급 비호감 대선에 이은, 비호감 총선이 된다 해도 정치 무관심이 정치 혐오로 이어져서는 안 되는 이유다.

 

거대 양당도 강성 지지층만 바라보는 극단적인 진영 논리와 정쟁만 일삼는 구태 정치에서 벗어나 국익과 민생 문제에 보다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고 정책 개발에 힘써야 중도층의 지지를 이끌어 낼 수 있음을 결코 잊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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