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국민의 힘이 지면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감옥에 가게 될 것이다."
민주당 안민석 의원이 지난 5일 한 라디오 대담에서 한 말이다. 국민의 힘은 물론이고 같은 민주당에서조차 적절치 않은 발언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등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안 의원의 이 말은 오늘 우리 정치 상황을 여과 없이 드러내고 있다. 그렇게 살기(殺氣)를 품고 있는 것이 오늘의 여야 관계다.
지금 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하여 ‘이완용’까지 비유하면서 무차별 공격하는 것을 보면 안민석 의원의 말이 그냥 겁주는 말 같지는 않다.
광주에서 열리는 광주 비엔날레 행사에 김건희 여사를 초청했다 하여 민주당 ‘개딸’들이 같은 민주당 소속인 강기정 광주시장에게 퍼붓고 있는 ‘수박’ 공격을 보더라도 소름 끼칠 정도로 살기를 느끼게 하는데 내년 총선은 어떻겠는가.
이런 판국에 4월 5일 실시된 울산시 교육감 선거와 시의원 보궐선거에서 국민의 힘이 패배하여 내년 총선을 앞두고 충격을 주고 있다.
이곳이 국민의 힘 김기현 대표의 지역이고 특히 김 대표가 울산시장을 했는데도 패배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민주당은 기세를 높이며 칼을 갈고 있는데 국민의 힘과 정부는 반응이 없다. 깊은 잠에 빠져 있는지, 신경 자체가 감각을 잃었는지 알 수가 없다. 그렇지 않고서는 김재원 최고위원의 연이어 터지는 구설수, ‘밥 한 그릇 다 먹기’ 같은 걸 쌀 수습정책의 획기적인 아이디어라고 내놓아 웃음거리가 되게 한 조수진 최고위원, ‘너나 잘하라’라는 식의 김기현 당 대표와 홍준표 대구시장 간의 내부 갈등… 이런 당 지도부를 가지고 과연 독기를 품고 덤비는 야당을 이길 수 있을 것인가.
정부는 기왕의 ‘천원의 아침밥’ 시책을 확대하겠다고 나서 젊은 층으로부터 모처럼 피부에 낳는 정책을 내놓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런데 이것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정책화하지 못하는 사이 오히려 야당이 ‘천원의 아침밥’ 운동을 전국 대학으로 확대하자는 등 화려한 구호를 쏟아놓고 있다.
이렇게 시책이라고 내놓았다가 뒷감당도 못 하는 정부 여당의 안일한 대책은 지지층은 물론 중도층까지도 불안하게 한다.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도를 높였던 노동정책 바로잡기는 잘 나가는 것 같더니 ‘주 69시간 근로제’로 오히려 손실이 큰 것 같다.
뒤늦게 정부 여당은 ‘주 69시간 근로제는 왜곡된 프레임’이라며 근로시간 유연화 취지를 강조했지만, 민주당은 이 정책이 노동자들의 건강을 해치며 ‘과로 사회’를 만든다고 비난하고 나섰다. 그러자 MZ노조에서까지 ‘69시간 근로제’가 비현실적이라며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일반적으로 이 시책이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으며 윤 대통령의 지지도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왜 이렇게 숙성되지 못한 정책이 튀어나오는 것일까? 엘리트들이 모였다는 정부 여당―그들의 마음이 온통 콩밭(공천)에만 가 있기 때문일까?
윤석열 대통령이 다음 주 미국을 국빈 방문한다. 미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연설하는 등 파격적인 예우를 받기도 한다. 윤 대통령은 물론 정부 여당으로서는 국민의 지지도를 높이는 데 더 이상 좋을 수 없는 기회다.
그런데도 불안한 것은 대통령의 외국 순방 때마다 진짜 좋은 열매는 흐려지고 엉뚱한 시비거리로 성과를 떨어뜨렸기 때문이다. 수행 기자를 비행기에 탑승시키지 않았느니, 김건희 여사가 어땠느니… 등등.
제발 방문의 성과를 희석시키는 일 없이 국익을 위해 획득한 결과들이 빛을 발할 수 있도록 정부 여당은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저작권자 ⓒ 시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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