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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이 된 이태원 핼러윈, 수습에 최선을 다하길

시대일보 | 기사입력 2022/10/30 [17:16]

악몽이 된 이태원 핼러윈, 수습에 최선을 다하길

시대일보 | 입력 : 2022/10/30 [17:16]

 

핼러윈을 하루 앞둔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일대에 대규모 인파가 몰리면서 무려 20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대형 참사가 일어났다. 세월호 이후 최악의 대형 참사다. 사망자는 대부분이 10, 20대로 병원으로 옮긴 부상자가 치료 중 숨지면서 사상자가 150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사고는 이태원동 중심에 있는 해밀톤 호텔 옆 내리막길의 좁은 도로에 많은 사람이 몰리면서 일어났다. 현장에서 사고를 본 목격자는 “밤 10시가 넘어 호텔 옆 좁은 길에서 누군가가 넘어졌고, 뒤를 따르던 사람들도 차례로 넘어져 겹겹이 쌓였다”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유명 연예인이 나타나면서 인파가 몰렸다는 소문이 있으나 확인되지 않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관계자들이 사고 수습을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고 출장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도 귀국길에 있다. 윤 대통령은 30일 대국민담화를 통해 “정말 참담하다. 서울 한복판에서 일어나선 안 될 비극과 참사가 발생했다”며 사고 재발을 막기 위해 근본적 개선을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리고 오늘부터 사고 수습이 일단락될 때까지 국가 애도 기간으로 설정하고 지역 축제까지 점검하라 지시했다.

 

외신들도 29일 밤 이태원동 대형 압사 참사를 긴급 속보로 내보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한국시간 새벽 1시 전후부터 실시간으로 뉴스를 내보내며 “한국의 최근 역사상 평화기에 발생한 가장 치명적 사고 중 하나”라고 했다. 워싱턴포스트(WP)와 월스트리트저널(WSJ), CNN과 영국 BBC 방송을 비롯한 주요 외신들도 이번 사고를 1면 주요 기사로 보도하고 있다. WP는 이번 사고에 대하여 “2014년 304명의 목숨을 앗아간 세월호 침몰 이후 한국에서 발생한 가장 큰 인명피해를 낸 사고 중 하나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NYT는 장기간 홍보됐던 행사인데도 인파 관리와 안전에 대한 계획이 있었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핼러윈은 매년 10월 말 미국에서 기괴한 복장과 분장으로 즐기는 축제다. 성인 대축일 전날 죽은 사람의 영혼이 돌아온다고 여기는 켈트 문화에서 유래했다. 사람들은 죽은 사람의 영혼을 몰아내기 위해 기괴한 복장과 분장으로 즐긴다.

 

그동안 핼러윈이 영미권 기념일인데도 고도의 상업주의와 결합하며 무분별하게 외래문화를 모방하는 것으로 변질했다는 지적이 있었다. 핼러윈이 우리나라에서 대중들에게 알려진 것은 2010년대 중반이다. 주로 이태원이나 홍대 등 원어민 강사 등 외국인들이 자주 찾는 번화가의 클럽이나 카페를 중심으로 핼러윈 파티가 열렸다. 이 출처가 불분명한 외래문화와 상업주의가 결합하며 10, 20대 젊은이들이 즐기는 기념일이 된 것이다.

 

그동안 핼러윈 때마다 많은 성범죄가 발생했고 마약 유통 범죄 가능성이 있어 경찰이 단속에 나서기도 했다. 롯데월드 등 놀이 시설과 호텔 등 숙박업계도 핼러윈 특수를 누리려 분위기를 띄우기도 했다. 핼러윈의 의미를 알지도 못하는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서도 원어민 강사를 중심으로 파티를 매년 열기도 한다.

 

이번 참사가 일어난 시기는 코로나19 이전 상황으로 돌아가는 위드 코로나 직전에 대형 인파가 몰려 방역의 최대 고비가 될 것을 걱정하던 참에 일어난 일이라 안타깝다. 경찰은 수사본부를 차려 이태권 업소들의 안전조치 의무 이행에 대한 경위를 수사한다고 했으나 경찰도 안전을 위한 노력이 충분했는지 반성해야 한다. 정부는 모든 역량을 다해 사고 수습에 최선을 다하고 추후 이러한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공공 안전기준을 개선하기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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