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일보]지난주 감사원이 발표한 ‘새만금 파행’ 감사 보고서를 보고 충격을 받지 않은 사람이 없을 것이다.
엉터리로 주먹구구식 계획을 세우고 거기에 국민 혈세를 무책임하게 쏟아부었으면서도 국제적 망신은 망신대로 당했으니 그럴 수밖에 없다.
감사원이 2023년 8월 전북 새만금에서 열린 세계스카우트 잼버리의 파행에 대해 그동안 감사를 벌여 왔었는데 여성가족부와 대회를 유치한 전북도, 그리고 대회 조직위원회의 부실, 무책임 등이 겹쳐 일어난 것이라고 결론을 내린 것이다.
감사원은 여가부와 전북도에 기관 주의를 주고, 여가부·전북도·전북교육청 공무원 5명에 징계를 주도록 했고 또한 6명 공무원에 대해서는 별도로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했다.
감사원 발표에 따르면 비가 오면 빗물이 빠지지 않아 며칠씩 침수되는 갯벌을 전북도가 잼버리 유치 장소로 정한 것부터가 잘못된 것이었다. 전북도는 한국스카우트연맹에 2019년까지 부지 기반 시설 개발을 완료하고 참가자들이 그늘로 삼을 수 있도록 포플러나무 10만 그루를 심겠다는 계획서를 제출했는데 이 역시 허위였다는 것이다.
갯벌에 나무를 심는다는 것 자체가 상식을 벗어난 것이었다.
결국 포플러나무 10만 그루 심기는 토양에 염분이 많아 포기하고 화분이나 덩굴 식물 터널을 설치하겠다는 대안을 제시했지만, 이 역시 실현되지 못해 8월 뜨거운 햇볕에 노출된 참가자들이 쓰러지는 등 고통을 겪었다.
여가부 김현숙 장관은 준비가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았음에도 개막 일주일 전 국무회의에서 ‘준비 완료’라고 보고했다. 뿐만 아니라 여가부 내에 ‘잼버리 지원단’을 설치했지만, 6차례 현장 점검을 하고도 구체적 계획 없이 그냥 둘러보는 것으로 그쳤다. 직원들 역시 국제 행사에 경험이 없는 것으로 밝혀져 여가부가 얼마나 이 국제 행사를 부실하게 치렀는지를 보여준다.
조직위도 폭염에 대비해 급식, 의료, 폐기물 처리, 화장실 관리 등 모든 분야에 부실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 행사를 위해 1,082억 원이 투입되었으나 참가자들의 불평은 불평대로 샀고 대회가 끝나기도 전에 현장을 떠나 귀국하는 일도 벌어졌다. 이런 것이 그대로 해외 언론에 보도되고 했으니 국가 이미지 실추는 어떻겠는가.
정부는 이번 감사원의 새만금 잼버리 파행 감사 보고를 계기로 앞으로의 모든 국제 행사를 유치에서부터 종료까지 철저한 검증을 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시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사설 관련기사목록
|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