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은 것이다. 헌정사상 제1야당 대표가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한 것은 초유의 일이다. 이 대표는 늘 수사와 관련하여 “당당하게 수사에 임하겠다”로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 의원들의 엄호를 받으며 검찰 청사에 나타난 그의 모습은 당당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포토라인에 선 이 대표는 자신을 겨냥한 검찰의 수사를 향해 “사법 쿠데타”, “정치 검찰이 파놓은 함정”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조사를 받는 동안 미리 준비한 서면진술서를 제출하고 검사의 질문에는 진술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정부에서 무혐의 처분된 사건에 대하여 검찰이 다시 수사를 진행한 것에 대한 불만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렇게 당당하고 결백하다면 검사의 질문에 사건을 소상하게 답하고 설명하면 된다. 모든 것은 법정에서 법의 판단으로 가려질 것이기 때문이다. 개인 비리와 관련되어 검찰 조사를 받으러 검찰에 출석하면서 대거 당내 의원을 동원하고 일방적인 주장을 언론을 향해 쏟아내는 것은 사실 보기에 민망할 지경이다.
이 대표가 개인 문제로 검찰 조사를 받으러 출석하면서 당내 의원을 대거 동원하는 등 당이 나서는 것에 대하며 당내에서도 우려가 컸다. 그러나 그런 우려는 강경파에 파묻혔다. 민주당 차원에서는 제1야당 대표의 검찰 소환조사가 당황스럽고 긴장될 것이다. 그러나 과반 의석을 가진 거대 야당이 마치 세를 과시하듯 대표의 검찰 출석에 병풍 역할을 하는 것은 국민이 보기에 볼썽사납다.
이 대표가 조사받는 사건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이었던 2014~2018년에 벌어진 성남FC 불법 후원금과 관련된 것이다. 이 대표는 두산건설, 네이버, 차병원, 농협, 현대백화점, 알파돔시티 등 관내 기업들로부터 각종 청탁을 들어주면서 성남FC에 160여억 원의 불법 후원금을 내게 했다는 의혹이다. 이 의혹에 대하여 검찰은 제3자 뇌물죄 혐의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물론 이 대표는 이 의혹에 대하여 “세금을 절감해 성남시민들의 이익이 될 뿐”이라면서 강하게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이 대표도 이번 검찰 조사를 통해 결백을 주장하고 의혹을 해소할 수 있는 계기도 될 수 있다. 검찰이 의혹을 제기하더라도 어차피 법원에서 법률 위반 여부를 판단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 사건 말고도 현재 이 대표에게 제기되고 있는 사건은 대장동 의혹과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 한둘이 아니다. 이 대표는 이러한 여러 사건에 대하여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고 있으나 최측근인 정진상 전 대표 정무조정실장 등이 이미 기소됐다. 검찰이 제기한 이들의 혐의를 법원에서도 인정한 것이다.
이 대표는 제1야당 대표로서 헌정사상 초유의 검찰 소환조사를 받은 것에 대하여 대국민 사과를 해야 했던 것이 옳았다. 민주당도 대표의 개인적 비리를 정쟁으로 몰아가서는 안 된다. 북한 무인기 대응과 민생을 이유로 민주당은 또 1월 임시국회를 소집했다. 누가 봐도 이는 이 대표의 구속을 방어하기 위한 ‘방탄 국회’다. 노웅래 의원에 체포동의안 부결에 이어 이 대표 방어를 위한 임시국회의 소집은 ‘방탄 국회’임을 인정하는 꼴이 될 뿐이다.
검찰 수사도 신중해야 하고 공정성에 무게를 두어야 한다. 현재 검찰이 재수사하는 성남FC 의혹은 지난 3년간 경찰이 수사를 마치고 무혐의로 판단된 사안이다. 검찰이 공정한 수사임을 입증하려면 오로지 증거와 법리에 따라 수사해야 한다. 내년 4월에 예정된 총선을 앞두고 신속하게 수사를 마무리해야 한다. 아울러 여권과 관련된 사건도 미루지 말고 공정한 수사를 통해 결론을 내기를 당부한다. <저작권자 ⓒ 시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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