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사회에서 언론의 사명은 매우 중요하다. 언론은 대중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여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켜주고, 건전한 여론을 형성하여 국가나 사회를 바른 방향으로 이끄는 역할을 하며, 때로는 국민을 대변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래서 언론을 세상의 부패를 막는 소금이요 등불이라 말하는 것이다. 그런데 세상의 부패를 막아야 할 일부 언론이 소금의 역할을 하기는커녕 먼저 부패했다면 이는 다른 일반인의 부정이나 금품수수행위보다 훨씬 비도덕적인 행위로 비난을 받아야 한다.
성남시 대장동 개발과 관련된 비리 의혹은 현재 대한민국 정치판을 흔들 수 있는 강력한 폭발력을 가진 사건이다. 이 사건의 핵심인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와 언론인과의 거액 금전 거래가 드러나 파장이 크다. 진보의 대표적인 언론인 한겨레 기자는 김 씨로부터 아파트 분양 대금 명목으로 6억 원을, 한국일보 기자는 1억 원을 받았다. 중앙일보 기자도 김 씨와 금전 거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널A 기자도 김 씨로부터 명품 신발을 선물로 받은 것이 확인되었다.
금품 거래를 한 세 사람은 모두 김 씨와 돈거래를 한 사실은 인정하면서 돈을 빌렸다고 변명하고 있으나 거래 대상, 금전의 크기, 시점 등을 고려하면 단순히 개인 간의 돈거래라고 보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검찰이 확보한 ‘정영학 녹취록’에도 김 씨가 언론인들을 로비 대상으로 돈을 주었음을 알려주는 내용이 들어있어 실제로 언론인 대상 로비가 실행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해당 언론사는 대기 발령을 내는 등 자체 징계를 하고 있다. 특히 한겨레신문은 ‘독자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립니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발표했다. 한겨레신문이 자사 기자의 부패와 관련하여 사과문을 내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그만큼 언론사도 이 사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해당 언론사의 징계나 사과로 그냥 지나갈 일이 아니다. 검찰의 수사를 통해 대장동 관련 위법 사실이 드러날 때는 합당한 처벌을 해야 한다. 김 씨는 골프를 칠 때마다 기자들에게 금품을 제공했다는 설이 나오고 있다. 검찰을 몇몇 언론인을 처벌하는 것으로 끝날 일이 아니라 철저한 수사를 통해 발본색원해야 한다.
언론인도 스스로 뼈를 깎는 자정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설 자리를 잃게 된다. 언론 본연의 역할인 감시와 비판의 기능을 다 하지 못한다면 어찌 언론이 소금이요 등불이 될 수 있겠는가. 언론 스스로 엄격한 기준을 재정립하고 이를 지키려는 노력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언론사가 사과문을 내고, 기자를 업무에서 배제하고, 다수의 기자가 금품을 수수한 일이 일어난다는 것은 참으로 참담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언론 전체가 반성하고 자성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언론이 사회적 비판 기능과 감시 역할을 다하지 못하면 사회 전체의 신뢰가 무너질 수 있다. 늘 깨어있는 언론으로 건강한 비판능력으로 사회를 감시하며 여론을 올바르게 이끌어야 한다. 국민이 언론과 언론인에게 거는 기대가 바로 이런 것임을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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